아름다움에 순서를 정하지 않으면...
#1. 여행이 왜 좋냐고 묻는다면, 낯선 곳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서 좋기도 하고, 낯선 곳에서 익숙한 향기를 맡았을 때 반가움이 좋기도 하더랍니다.
#2. 이렇게 얘기하면 간혹 따지는 분이 있습니다. 낯선 게 좋으면서 익숙한 것도 좋다는 게 뭐냐, 하나만 정해야지, 사람이 모순된다고.
#3. 취향 얘기를 해도 마찬가집니다. 때로는 가사 한 줄 한 줄 생각하게 하는 음악이 좋고, 때로는 아무 생각없이 흥얼거릴 노래도 좋다하면, 그래도 둘 중에 더 좋은 게 하나는 있지 않냐고 따지는 분들. 그 때 그 때 다른 걸 어떡해.
#4. 세상이 냉혹하다 하는 이유는 때로 선택을 강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점점이 뿌려진 아름다움은, 선택하지 않을수록 더 많이 누릴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 무섭다는 세상도 때로는 무섭고 때로는 아름다운 구석이 있는데, 어찌 세상 모든 것이 이거 아님 저거라고 확정할 수 있겠어요. 아름다움에 순서를 정하지 않으면, 그만큼 감사할 것이 많아지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