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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

설렘만 가득한 그 곳.

by 봄단풍

#1. 터미널, 대합실, 대기실. 참 좋아하는 공간인 것이, 여행 가기 전 설렘이 가득한 곳이라서요. 사실 여행지보다도 뭔가를 타고 떠나기 전의 그 순간을 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2. 그래서 사진도 열심히 찍고, 사진을 담느라 미처 못 담은 곳은 머리에 꾹꾹 눌러담으려고 괜히 이곳 저곳 걸어다니고, 화장실도 여기저기 들어가보곤 해요. 관심없는 가게도 기웃기웃,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 전광판도 찰칵찰칵.


#3. 돌아보면 스쳐간 사람들도 그랬네요. 남는 건 사진뿐이라는 말에 열심히도 찍어놨지만, 정작 기억에 선명히 남은 순간들은 사진에 담겨있지 않아서 매일 자기 전에 사라질까 전전긍긍.


#4. 사진에 못담아서 빛나게 느껴지는 순간인지, 정말 너무 소중했던 순간이라 사진을 미처 못 담은 것인지 선후관계에는 확신이없지만, 아무튼. 지금부터라도, 스쳐가는 사람들일지라도 그 순간을 온전히 누리고 즐길 수 있게 핸드폰은 덜 들고 다녀볼까, 생각해봤습니다.

2020.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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