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2시 기상

by 사색의 시간

9월이 끝나간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습관처럼 되뇌이지만, 돌아보면 나름 분주하게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의 한계를 매 순간 절감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전혀 생각치도 못했던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인생은 언제나 교묘한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절대 이해하지 못할 거야.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거야.

내가 그런 감정을 가질 리 없어.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이 산산히 부서지는 시기이기도 했다.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불특정 다수의 선함을 믿게 되었다는 것.

나를 알지 못하는,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언제나 선의를 베풀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


나의 불안은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을까.

사람들의 선의를 조금씩 믿어보기로 했다.

덕분에 요즘은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따스하고 풍요롭고 감사한 9월이다.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한다. 어떤 감정을 얼마나 어느정도 드러내야 하는지 알지 못했을 때, 감사하다는 감정은 드러내는데 아무런 위험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감사하다는 말만 하는 앵무새가 되어버린 기분이 들때도 있다. 조금 더 다양하게 감정을 표현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들을 일 없을 것 같았던 재즈 음악을 부쩍 즐겨듣는다.

평생 깨우치지 못할 것 같은 라틴 댄스의 리듬도, 언젠가 기적처럼 몸에 착 달라붙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금 까마득하게 보이는 일들이 언젠가 현실이 될거라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거면 살아갈 만하다고 느낀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생존은 가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