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신뢰로 가는 첫 디딤돌

어떤 신념을 세울 것인가

by 사색의 시간

어떻게든 나아져보려는 몸부림을 치며 깨달은 것이 있다.

나아가려는 지점을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자신이 놓인 지점을 세세하게 들여봐야 한다. 왜냐하면 내가 닿고 싶은 지점까지 어떻게 가야하는지에 대한 해답이 지금 놓인 이곳에 전부 들어있기 때문이다. 해답이라고 하면 너무 명쾌한 느낌이고 안내서 정도로 해두자. 그걸 읽으며 직접 찾아가는 수고를 해야하니까.


여기서 <신념>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이건 이래야 해, 저건 저래야 해, 수많은 대상과 현상에 대해 내가 가진 신념들이 있다. 그 신념이 나의 사고와 행동을 좌우한다. 원하는 지점으로 가기 위해 이 신념들을 조정해야 한다. 어떤 신념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앞으로 살아가는데 어떤 신념이 필요한지 돌아봐야 한다.


[나는 나를 믿고 사랑한다]는 신념을 나에게 입력하기 위해서는 나를 사랑하지 못하게 하는 기존 신념들을 우선 부숴버려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무서운 게, 신념은 '이렇게 해야 해!'하는 강제적인 말들이 아니다. '으레'하는 말, 다들 그렇게 하는 말, 그런 것들이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강력한 신념이 된다.

어제 발견한 기존 신념은 크게 두 가지가 있었다.


1. 학창시절에 입력된 신념들


학교에서 친구들과 잘 지내고 선생님 말 잘 들어야 한다. 라거나 화장실은 쉬는 시간에 가라. 던가 (때문에 나는 화장실 가는 걸 무척 눈치 봤었다) 딱히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았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지도 않았지만, 어쨌든 내 안에 저런 신념이 존재한다. 기존 신념에 대항하는 나만의 무언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살아오면서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말에 뚜렷한 대항 신념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결국 그 말이 귀에 못이 박히고 만다는 걸 알았다.


만약 내가 어린 나를 마주한다면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이렇게 말할 거다.

"학교는 단체라는 형태 안에서 네 자리를 인식하고 만들어가는 곳이야. 많은 사람들 속에서 네 감정과 생각을 제대로 느껴 봐. '조직 안에서 자신을 지키는 법'을 고민하고 연습할 수 있어. 사람들이 너에게 이상하다고 말하면, 거기에 주눅들지 마. 그들의 의견에 수긍하지 마. 나는 이상하지 않다고 말해봐. 그들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듯 네 의견을 말해 봐. 그리고 화장실 가는 걸 참지 않아도 된단다."


그리고 학생인 나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학교와 사회는 절대 같지 않다는 것. '당연한 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 있는 문제지만 누구도 나를 앉혀놓고 진지하게 말해주지는 않았다. 나는 그 애를 앞에 앉혀놓고 진지하게 말해줄 거다. 학교와 사회는 절대 같지 않다고. 그러니까 학교에서 매기는 등수와 평가에 쫄지 말라고. 사회에 나가면 또 다른 라운드의 시작이라고. 네가 소중히 여기는 것이 있다면 그걸 놓지 말라고, 그게 너의 힘이 되줄 거라고 말해줘야지. (근데 그건 말 안해줬지만 잘 해냈네.) 이런 말을 들었다면 학교 생활이 덜 힘들었을 것 같다.


2. 인생 과제에 대한 신념들


<인생은 죽을 때까지 문제 해결의 연속이다.> 라는 걸 새로운 신념으로 삼고자 한다. 대학만 가면. 취직만 하면. 결혼만 하면. 애만 생기면. 애들 대학만 보내면....과 같은 말들은 순간의 힘듬을 넘기기 위해 임시로 거는 최면이다. 그 순간에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만 그 뒤에도 과제는 계속 온다.


이걸 끝내도 또 뭔가가 닥쳐오리라는 걸 안다. 힘 빠지는 일이기도 하지만 앞에 놓인 힘겨움을 '과정'으로 보는 눈을 만들어준다. 그래서 어떻게든 지금 놓인 상황에서 교훈을 얻으려는 배움의 자세를 갖게 한다. 그래야 다음 난관에서 조금이나마 유연해질 수 있으니까. 인생은 경직된 나를 말랑말랑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아주 말랑말랑한 할머니가 되서 죽어야지. 그렇게 생각하면 젊고 융통성 없는 이 인간이 그리 밉지만은 않다. 문제 해결 사이사이 주어지는 달콤한 즐거움들을 만끽하는 법도 배워가야겠다.


이렇듯 나는 기존에 가졌던 부정적인 신념들과 앞으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긍정적인 신념 사이에 납작하게 끼어있다. 숨막히는 고군분투. 그런데 이거 좀 재밌는 거 같다. 숨막히게 좁은 틈이지만, 이 틈을 내 힘으로 만들어 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고 좋다. 이렇게 첫발을 떼기 시작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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