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응하는 나날

by 사색의 시간

어제는 귀엽고 웃긴 하루였다. '밥을 먹고 집까지 걸어가야지!' 하고 열심히 밥을 먹었는데 귀찮아져서 버스를 타고 갔다. 저녁에 기분이 안좋아지려는 것을 열심히 어르고 달랬다(효과가 있었다). 꽈배기를 먹고 우유도 마셨다(아니 꽈배기 덕분인가). 동네에 꽈배기 집이 여러 군데 있는데 제일 비싼 데가 제일 맛있어서 그곳을 애용하고 있다. 겨울 코트를 세탁소에 맡겨야지 맡겨야지 하다가 드디어 세탁소에 맡겼으며 (기어코 세탁물을 가지러오는 세탁소를 찾아냈다) 비타민을 잔뜩 먹고 잤다. 비타민 덕분인지 오늘 아침은 개운했다.


요즘은 '무엇이 나와 감응하는가'에 관심을 두고 있다. 글을 읽든 슬프든 기쁘든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울컥하므로 감응하는 것을 찾기가 그리 어려운 편은 아니다. [무엇이든 물어보살]에 박미선이 나와서 '나이가 드니까 건조해. 가슴이 딱딱해지는 거 같아.'라고 말하는 것을 보며 내게도 그런 날이 오려나 생각해봤다. 그런 날이 올까? 울컥하지 않는 날이.


어제 나를 울컥하게 했던 문장은 <누군가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였다. 난 대체 뭘하고 싶어서 울컥했던 걸까. '나'와 대치되는 '누군가'는 누군가일까. 탐색할 필요를 느꼈다. 그가 해냈듯 나도 해내고 싶다면 그가 한 만큼 연습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만큼의 에너지를 쏟아붓고 싶은 곳이 어디인지도 잘 살펴봐야겠다. 지금 떠오르는 건 사업가들인데, 아마도 내가 사업가들의 영상을 많이 봐서인 것 같다. 다양한 분야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보면 좋겠다. 그 중 무엇이 나와 감응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확언을 쓰는 태도도 점점 달라지고 있다. 처음엔 '뭘 확언해야 한다는 거지?' 하면서 문장조차 생각나지 않아 남들이 만들어준 리스트를 그대로 따라 적었다. 요즘은 어떤 문장이 내게 울림을 주는지 느끼고 선별한다. 나아가 나에게 큰 울림을 주는 문장을 직접 만들어보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자주 웃으려 한다. 처음엔 어색했는데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메신저로 대부분의 업무를 주고 받는 동료가 있다. '업무전달은 최대한 간략하게'만 했던 내가 언젠가부터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 건넸다. 그러고 근 한 달만에 그 동료를 만났는데, 인사하고 대화하는 동안 전보다 훨씬 어색하지 않고 밝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하루하루를 잘 보내고 있다는 느낌들이 속속 돋아나고 있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오듯, 초록색 잎들이 풍성해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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