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핫할 때는 관심 없다가 요즘에서야 이동진의 빨간 책방을 듣고 있다. 재밌다. 퇴근 길에 걸으면서 들으면 1시간 30분이 금방 간다. 어제는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편을 들었다. 정리를 못하는 사람을 '더러운 사람'으로 규정 짓는 것이 아니라 '저장강박'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그래, 나도 한때는 강박이 심했지. 하지만 지금은 괜찮아. 허허허. 그런 생각을 하면서 듣고 있는데 이동진이 말했다.
[저장 강박 중에서도 활자 강박이 있는 사람들 있잖아요. 신문을 모으는 사람이 있어요. 그 안에 든 정보가 언젠가는 필요할 거라고 생각해서 신문을 계속 모으는 거에요. 처음에는 오려서 모으다가 점점 심해지면 신문을 통째로 모아요.]
헉. 이건 내 모습이 아닌가. 매일 아침 신문을 모으는 나의 모습 (통째로!). 이게 저장강박이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절에 머물 때가 떠올랐다. 다른 사람들은 핸드폰이나 과자를 누리지 못해 괴로워했지만 나는 그런 것들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다. 대신 절 사무실에서 불교신문을 몰래 빼와 해우소에서 은밀히 신문을 읽곤 했다. 나는 왜 신문을 참을 수 없었을까. 사회로부터 멀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각자의 방식으로 발현된 것 아닌가 싶다. 핸드폰으로, 과자로, 신문으로.
[글쓰는 사람은 누구나 강박 하나쯤 있잖아요.]
이동진의 말을 위안 삼으며 생각했다. 너무 괜찮은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말아야지. 강박도 있고, 못난 부분도 있고, 그 모습 그대로 글을 써나갸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