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당신은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혹은 준비하고 있나요? 그 일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현재 비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일을 선택할 때 '정시퇴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직종에 상관없이 정시 퇴근이 가능한 직장을 찾다보니 이번에는 비서를 하게 되었네요. 정시퇴근에 그렇게 목을 매달았던 이유는 '퇴근 후에 글을 쓰기 위해서'였어요. 지난 7년 동안 정시퇴근하는 삶을 살았는데, 그래서 글을 썼냐면.....음.....그건........................
차라리 커리어 관리를 좀 더 해야 했었나 하는 아쉬움이 최근 들더라고요. 요즘 제 삶을 보면서 내린 결론이 '미룬다는 건 안하겠다는 뜻'인데, 그래서 글쓰는 삶에 회의적이에요. 자꾸 미뤄서요. 비서직 계약이 끝나고 실업급여를 받는 동안 작가로서의 삶에 도전해볼테지만 그때도 미룬다면 다음 직장은 야근이 있어도 상관없는 정규직에 들어갈지도. 정규직은 아무래도 계약직보다 회사에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해서 그동안 지원조차 하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살 바에 회사에 에너지를 쏟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을 정도로 요즘 사는 게 좀 그래요. 글을 쓰지 않는 스스로가 못마땅합니다.
남은 계약 기간 동안은 최대한 즐겁게 쓰는 연습을 해보려고요. 사실 뭔가를 미루는 이유는 게을러서가 아니라 압박감이 심해서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정말 글 빼고는 엄청나게 부지런한 사람입니다. 매일 여섯시에 일어나 전화 영어와 중국어를 하고 독서를 하고 (제가 쓰려는 글 빼고) 다양한 글을 쓰고 운동을 하고 그외 많은 것들을 하며 살아가고 있죠. 딱 글쓰기 앞에서만 이토록 더뎌지는 건, 마음 속에 나를 멈추게 하고 힘들게 하는 무언가가 버티고 있어서라고 생각해요. 그것과 잘 협상해서 부디 원만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상적인 삶은 글을 쓰며 사는 거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일상을 잘 꾸려나갔으면 좋겠어요. 글에게도 나에게도 부담주지 않으며 지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