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남들이 알아주든 말든 내가 봐도 내가 멋있을 때가 있어요. 올 한 해 혹은 당신의 삶에서 가장 멋있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계획한 일을 다 해냈을 때. 저는 아침형 인간이라 저녁만 되면 노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기가 싫어져요. 오전과 오후를 아무리 잘 보내도 하루의 마무리가 잘 지어지지 못하면 찜찜해지는 법이죠. 저녁이 되면 흐물흐물해지는 바람에 잠들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았어요. 오죽하면 2021년 목표가 '자신에게 실망하면서 잠들지 않기' 겠어요.
어떻게 하면 저녁을 아름답게 보낼 수 있을까 다양한 시도를 하는 중이지만 아직까지는 대부분 실패 중입니다.
그 와중에도 어떻게든 아름답게 하루를 마무리 했던 순간들이 있어요. 뿌듯하고 충만하고 감사한 심정으로 잠자리에 드는 거죠. 일 년 중에 그런 날은 열 손가락에 꼽혀요. 딱히 대단한 일을 한 건 아니에요. 그저 널부러지지 않고 책상 앞에 앉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저녁은 충분히 아름다워지거든요. 의욕은 앞서고 에너지는 부족한 저녁의 불균형을 극복해냈던 밤이 있었어요. 아무 것도 아니기에 남들에게 내보일 순 없지만 아무 것도 아님에도 스스로는 벅차 올랐던 시간들. 그 시간들은 정말 충만하고 멋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