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와 브런치

by 사색의 시간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을 보고 왔다.

그의 그림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 내가 느낀 것은 그가 쏟아부은 에너지였다. 끊임없이 여자를 사랑하고 끊임없이 작업을 했다는 점에서는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에너지를 느끼고 돌아오니 다시 브런치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글이 쓰고 싶어졌다. 마침 7월 1일이기도 하다. 멋진 시작이군.


피카소가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바쳐 삶을 사랑했다면, 나는 오히려 그것과 반대편에 있을 것이다. 모든 부분이 진실되지 않아도 괜찮아. 한 편의 글에 진실이 1%만 들어 있어도, 그것이 진실이 되는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모든 에너지를 바칠 수 없을지라도 1%씩 에너지를 들이부으며 살아가고 싶었다. 그러면 언젠가는 1%를 넘어서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를 품고서.


막연한 기대. 좋은 조합이다. 기대가 구체적이면 절망도 구체적이기 마련이다. 막연한 것이 좋다. 그러다 까먹을수도 있고 스르르 사라져버려도 상관없을 만큼의. 나는 막연하게 7월에 좋은 일이 가득할 것 같다는 기대를 품고 있다.


6월은 멋진 한 달이었다. 25일에는 바다에 다녀왔고 27일에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뜨개질을 하며 한가로운 일요일을 만끽했다. 28일에는 소백산을 타고 왔고 30일에는 쇼핑을 잔뜩하고 피카소 전시를 보고 왔다.

하루하루가 엄청나게 근사한 날들이었지만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그냥 '그랬군' 싶은 느낌이다. 이미 지나갔기 때문이다. 스펙타클한 과거보다 사무실에 앉아 있는 지금 이 순간에 나에게는 중요하다. 그러니 오늘을, 하루를, 기록하는 것에 의미가 있다.


최근 나는 혼자 있는 것이 너무 편한 나머지 '사실 연애가 내 적성과 맞지 않았던 것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곧 그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내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눈빛으로 날 바라봐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들을 글로 써냈다면 피카소만큼의 작업량을 달성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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