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터지는 사...사...
W를 만났다.
그는 귀엽고, 속눈썹이 무척 예쁘고,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성격을 지니고 있다.
함께 사직터널 속을 걷고 술을 마시고 또 야경을 보면서
메시지를 나누고 멋진 목소리를 들으면서
날마다 그에게 반하고 있다.
오래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물어볼 정도다.
"있잖아, 내가 누굴 이만큼 좋다고 한 적 있었어?"
W를 20대에 만났더라면
참 싫어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20대의 그, 20대의 나는 너무 자아가 강했다.
30대로 접어들어 그는 조금 더 차분해지고 나는 조금 더 유연해진 뒤에야
서로를 만나 얼마나 다행인지.
그가 너무 좋아서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이런 마음이 드는 사람을 만나다니..
고맙습니다.
둘 다 몹시 예민한 탓에
하루하루 위태위태하기도 하지만
오늘 하루라도 그와 함께여서 좋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인생을 잘 걸어온 사람이라면
나이가 들어도, 아니 오히려 나이가 들어서 이토록 매력적일 수 있구나.
그걸 보여주는 사람이 내 곁에 있음에 감사하고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나이드는 것에 관한 막연함이 있었는데
그가 내게 가르쳐주었다
자신의 인생을 치열하게 살고, 집중해서 산다면
자신만의 매력을 지닌다면
40대든 50대든 그 사람은 빛날 거라고.
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