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가 이렇게 고통스러운 것이었던가.
내 몸이 굳을 만큼 굳은 걸까.
모닝 요가라 그런 걸까. 저녁이면 좀 더 나으려나.
이 요가원이랑 안 맞나?
요가를 하는 동안 별 생각이 다 든다.
내가 이렇게 육체적인 고통을 무서워하고 싫어하는지
새삼스레 깨닫는다.
다리를 뻗고 상체를 숙이는 이 동작이
거대한 공포와 짜증으로 다가온다.
분명 요가는 좋은데
요가가 싫다.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께 달려갔다.
이 감정을 털어놓고 싶었다.
"다른 사람들은 이 고통을 안 느끼는 걸까요?
그렇다면 나를 또 '교정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게 되서 힘들어요."
나는 줄곧 공감하지 못한다는 점에 괴로워했던 것 같다.
그냥 남도 나처럼 생각하면 되는 건데.
머리로는 알면서 그리 하는 게 어렵다.
선생님이 말했다.
"교정하지 않아도 돼요.
다음엔 동작을 좀 덜 해봐요.
덜 하면서 오는 느낌이 있을 거예요."
덜하기.
지금 내게 필요한 건 그것이려나.
쓰면서 알았다.
남과 공감하지 못함에 괴로워하기 이전에
내가 나의 감정, 나의 생각에 충분히 공감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나에게 그것이 절실하다는 것.
"지금 되게 저항감이 크시구나."
선생님의 말을 통해 지금 내 상태를 돌아본다.
나는 지금 저항감과 두려움이 큰 상태이다.
최근 겪은 이러저러한 일들이 떠올랐다.
그래. 그럴 수 있어.
내 몸도 잔뜩 위축되었음을 인지하고
그냥 그대로 봐주기로 한다.
고통 속에서도 요가는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