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절에 가도 소용 없는 일

by 사색의 시간

십년 전 괴로웠을 때

절에 갔다


지금도 괴롭지만

절에 갈 생각은 없다

거기 간다고 달라지는 게 뭐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십년 전보다 상태가 더 안좋아진걸까


현실에 있는 문제를 놓고

산으로 들어간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스님도 나처럼 살면

나처럼 괴로워하지 않을까


수행으로 뭔가 얻을 수 있다는 주장에

회의가 든다

그런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난 어떤 것에 의미를 두고 살아야 하지


여전히 타인에게 의지하고

삐걱거리고

타들어가는 나는


이 시간이 지나

뒤돌아보며 그래 그런 과거가 있었지 하고

웃을 날이 올까


십년 전을 돌아보며

십년 전보다 더 괴로워하고 있는데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자신의 미래를 믿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