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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봄 Jul 07. 2016

내가 바로 원조 '인터넷 보부상'

중국서 매출 1000억 올리는 에이컴메이트 강철용 대표


 11년 전인 2005년, 스물다섯의 대학생은 중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갓 중국에 도착한 이 학생은 '온라인으로 무역을 해 보겠다'는 꿈을 꿨다.

  값싸고 기발한 중국 제품을 한국으로 들여와 지마켓 등의 오픈마켓에서 팔면 '대박'이 날 거라는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결과는 참패. 중국에서 들여온 디자인시계는 '완판 신화'를 이뤘지만 배송과정에서 태반이 부숴져 다 반품이 들어왔다. 해골 팔찌는 중국에서 2000개나 사서 들여왔지만 한두개밖에 팔리지 않았다. 결국 고물상에 1만 5000원을 '주고' 처분해야만 했다.

 중국 상해에서 너도 나도 타고 다니던 '전기자전거'도 대박 아이템이라고 생각해 들여왔지만 얕은 방지턱 조차 제대로 넘지 못하는 데다가 잔고장이 잦아 결국 재고만 떠앉고 판매를 접었다.

 이 눈물겨운 스토리는 이제는 중국에서 정착해 현지 전자상거래 전문 기업으로 성장한 에이컴메이트의 창업주 강철용 대표(36)의 이야기다. 한국 포털사이트에서 중국 물건을 파는데 실패했던 어린 대학생이던 강철용 대표는 이후 중국으로 발길을 돌렸고, 10년 후인 올해는 연간 1500억원 수준의 의류,화장품 등 한국 제품을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판매하는 해외 직판업계의 '대부'가 됐다. 현재 강 대표는 중국에 본 주거지를 두고 한국을 오가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어 온라인몰 개설해 동대문서 옷 떼다 팔아 사업 키워

 강철용 대표는 "당시 중국에서 만난 친구들이 한국 옷이나 패션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기에 한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싼 티셔츠 등을 구입해 중국인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팔기 시작한 게 사업의 시작이었다"며 "어느정도 성과가 나오자 스타일 난다·난닝구 등 인기 쇼핑몰들과 제휴해 이들 제품을 2008년에만든 '더 제이미 닷컴'이라는 중국어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판매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지금은 해외직판·역직구를 통해 중국에 진출하는 대부분의 사업자들이 활용하는 방식이지만 7년 전에는 누구도 쉽게 생각하지 못하는 '새로운' 방식이었다. 10년차 배테랑 사업가인 강 대표는 여전히 앳된 외모이지만 그간 그가 중국에서 온라인 사업으로 이룬 성과는 가히 놀랍다. 에이컴메이트는 자체 쇼핑몰 '더 제이미 닷컴' 을 통한 해외 직판 뿐 아니라 이마트 롯데닷컴 등을 포함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티몰 글로벌(알리바바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 입점 대행 사업과 YG엔터테인먼트등 중국 진출 기업들의 현지 사이트 운영 대행 사업까지 영역을 넓혔다. 5년 새 중국 온라인 진출을 준비하거나 이미 한 기업들 중 대부분이 에이컴메이트를 거쳤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사업이 어느정도 궤도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3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기업이기도 하다.


'꿩 대신 닭'이라는 생각 버려야..되려 국내에서 먼저 경험 쌓아보는 게 좋아 

 해외직판창업자가 가장 경계해야할 마음가짐에 대해 묻자 강 대표는 "한국 온라인 시장이 포화상태이니 '꿩대신 닭'격으로 대신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 진출해보겠다는 생각은 버려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역직구의 시작이자 핵심은 해외 소비자가 한국 시장에서 잘 팔리고 있는 상품을 한국 쇼핑몰을 직접 방문해 물건을 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어느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가지고 나가야 성공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그는 오히려 국내에서 먼저 경험을 쌓아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현지 시장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먼저..티몰 진출만이 능사는 아냐

 제품의 경쟁력 만큼이나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와 조사도 중요하다. 알리바바, 징동닷컴 등 중국 온라인 유통업체 입점을 통해 중국시장에 진출할 수는 있지만 그 전에 '어떤 사람들에게 어떻게,얼마만큼 팔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해야한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티몰 글로벌에 입점하기 위해 최소 필요한 금액만 3만 5000달러(약 4000만원)에 달하지만 '성공했다'고 표현할 만큼 매출이 나오는 기업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중국에서 물건을 파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하는데, 요새는 일단 티몰등의 플랫폼에 '입점부터 하자'고 생각하고 접근하는 기업들도 많은 것 같다"고 우려하며 "적어도 2~3년의 전략을 내다보고 차근 차근 준비해나가는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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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런치에는 제가 과거 진행했던, 기억에 남는 인터뷰들을 담아내려 합니다. 지면의 한계로 인해 미처 들어가지 못했던 내용을 일부 첨언하고 시점에 맞춰 약간의 수정을 거친 후 인터뷰 후에 느꼈던 단상들도 함께 곁들입니다.  당시 신문에 들어갔던 내용을 확인하시고 싶은 분들은  기사 원문을 클릭해 주시면 됩니다.


(커버 사진은 적당한 사진이 없어 인터넷 서칭으로 다운로드 받았습니다. 우연의 일치로(?) 같은 그룹 내 회사인 매경이코노미에 실린 류준희 기자의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들어 활용했는데, 출처를 표기할 길이 없어 글 말미에 남깁니다. 허락 없는 사진 사용을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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