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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책장봄먼지 Jan 11. 2024

'좋아요' 구더기 무서워 '글'이라는 장을 못 담글 때

좋아요 좋아요 좋아요 좋아요 좋아요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 '소극적 관종(관심 종자)'이라 생각했는데 우연한 계기로 나의 양면성을 발견했다.


사건의 경위.

브런치 글은 주로 노트북으로 쓴다. 시작하기, 글쓰기, 저장, 발행, 뭐 이런 순으로 바로바로 쓰고 나온다. 그런데 요새 모바일 앱을 이용해 브런치 글을 써 보았다. 그러다 우연히 내리던 스크롤에서 나를, 나의 현주소를 갑자기 발견했다.


봄책장봄먼지

구독자 132

관심작가 222


아, 그랬구나. 몰랐네. 길 가다 귀엽고 예쁜 꽃과 우연히 눈을 마주친 심정으로 구독자 132라는 숫자를 바라보았다. 예쁘고도 감사하고도 놀라운 숫자였다.


그렇게 감사만 하고 끝냈으면 될 일이었는데 문제는.. 요즘 매일 글쓰기 모임에 열렬히 참여하고 있어서 브런치에 본의 아니게 자주 들어갔고, 그러다 그제는...


봄책장봄먼지

구독자 131

관심작가 222


미묘하게 달라진 꽃의 숫자. 꽃에게서 조금 덜 귀여운 눈매를 발견하였다. 131? (저기, 한 분 어디 가셨나요? 작별 인사도 없이+_+) 눈을 더 크게 떠 보니 정말 맞다. 엊그제의 132가 그제의 131로 변경되었다. 아, 그럴 수도 있지. 그런데 어제...


봄책장봄먼지

구독자 130

관심작가 222


오잉? 이틀 사이에 1명씩 1명씩 총 2명이 줄었다! 이틀 만의 쾌거(?)다. 신기한, 아니 신비한 체험이로군. 이대로라면 130일 후에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0명'이 되지 않을까?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신의 계시?


사라진 숫자를 살피다 보니 내가 무언가를 잘못했나, 아니 잘못 썼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사부작사부작 분석해 보니, 작년에는 책 편집 관련 이야기를 소소히 올렸는데 올해는 이모 이야기, 청소년 소설 이야기를 본격 올렸다. (아니 아무 주제도 아닌 글도 많이 올렸고.) 그게 좀 이상했던 걸까?

자, 그렇다면, 계획을 철저하고도 완벽하게 세워서, 아주 빈틈없이 세워서 그렇게 글을 쓸 준비를, 준비도, 준비는, 준비만... 준비만 하다가,,, 결국 난 2023년처럼 1년에 총 8개의 글 발행, 이러고 말겠지?


독자가 원하는 글과 필자가 쓰려는 글이 적절한 접점을 못 찾을 수도 있다.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저 참가자, 자기 매력을 맘껏 드러낼 수 있는 선곡이 아니었네,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청자가 선호하는 장르와 가창자가 추구하는 음악 세계가 다른 경우를 종종 목격하곤 한다. 이럴 어떻게 해야 하나?



응원을 크게 받아 본 적 없는 '소극적 관종'인 나다. 매일 노래하고 싶다면, 즉 매일 글을 쓰고 싶다면 우선 쓰고 싶을 '때' 쓰고 싶은 '글'을 써야 하지 않을까? 브런치라는 플랫폼에는 매우 좋은 글만 써야 할 것 같아 부담스러워하다 결국 작년의 나, 브런치 농사를 망쳤다. 흉작이었다. 나는 올해 엄청난 수확량과 풍년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우선 올해는 많은 양으로 부딪치다가 '브런치에 글 쓰는 습관'을 제대로 들이고 싶다. 그다음 스텝은 그다음에 차분히 설계하고 싶다.



나는 그래서,

오늘도 이 글에 달릴 '좋아요'를 벌써(?) 즐기며 내 글에 '다녀감 도장'을 찍어 주실 많은 분을 미리 축복해  본다. 다음은 내가 그분들께 보내는 '미리 감사' 편지!




'좋아요' 눌러 주신 분들, 미리 감사를 전해요. ('좋아요'는 최소 다섯 분이면 족합니다.)

여러분은 오늘 온종일 희한하게도 실실+배시시 웃음 나는 일들만 일어날 겁니다. 대체 오늘 내 하루가 왜 이리 이유 없이 기분 좋지? 이러실 거예요. 제가 '좋아요'에 기쁨 마법을 조그맣게 걸어 놓아서 그럴 겁니다. 이름 모를 여러분의 앞날이 자꾸만 마구 기뻐서, 가끔 어쩔 줄 모를 정도로 온 마음이 온통 발그레해질지도 몰라요.

아, 좋아요, 안 누르셔도 돼요. 물론 됩니다.
좋아요, 말고 다른 곳에도 주문을 걸어 놓았어요. 브런치 자체에 들어오신 모든 분, 더 나아가 글 좀 써 볼까, 하시는 이 땅(지구? 아니 우주까지 포함해 줍시다), 이 우주의 모든 분의 앞날도 축복합니다.
 
좋아요, 는 누르지 않아도 돼요. 이미 '글쓰기가 좋아요' 하고 이곳을 찾으신 분들일 테니까요. '글쓰기 좋아요'를 마음속으로 누르며 사시는 분들은 앞으로 글을 쓰며 행복할 일들이 아주아주 많을 겁니다.


제가 그랬어요!!(글쓰기 산증인 납시오~)
글을 쓰면 행복해져요. '좋아요' 안 눌릴까 무서워 '글'이라는 '장'을 못 담그는 일도 없을 거예요. 그냥 쓰면 어떻게든 글자들이 알아서 우리를 행복으로 데려다줘요.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번 말씀을 올립니다.

"제가 브런치를 시작하고 나서 지금까지 제 글에, 혹은 제 페이지 어느 구석에든 다녀가 주신 모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모든 글에, 아니 모든 생에 '좋아요'를 누르는 마음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항상 글쓰기와 함께 행복하시기를요. 마음이건 몸이건 어느 한구석이 (미약하게라도) 아프지 않고 살 수는 없다지만, 그 아픔들도 글쓰기 안으로 짓이기고 물컹하게 으깨서 아주 뜨뜻하게 녹이시길요.

그래서 어제보다 좀 더 행복하게 글을 쓰시기를요.
글을 쓰시는 지구인(아니, 우주인)들께, 글쓰기 행운을, 글쓰기 행복을 빕니다.

여러분의 글,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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