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이모의 황금인맥

저는 오늘 다섯 살입니다

by 봄책장봄먼지


나는 거의 매일같이 다섯 살짜리 '남사친들'과 놀곤 한다. 이들 덕분에 나는 인맥이 참 많이 넓어졌다. 게다가 이 친구들을 극진히 사랑하다 보니, 친구의 친구들과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절친'이 되었다.



자, 그럼 내가 특히 친해진 친구들을 지금부터 소개해 보겠다.

매력적인 원터치 시스템, 오토○닉!

이 친구는 단 한 번이면 된다. 한 번만 살짝 눌러 주면 바로 로봇으로 변신한다. 몸체를 들고 겨드랑이(주황색 단추 2개)를 툭, 하고 살짝 눌러 주면 바로 로봇이 된다. 그리고 다시 사지를 '춤추듯' 올려 끼워 주면 자동차로도 금세 모습을 바꾼다.

어른들도 살면서 단 한 번의 터치로,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뿅!하고 변신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게다가 그 변신의 힘으로 오토○닉처럼 세상도 정의롭게 만들고..




뭐니 뭐니 해도 내가 원조, 카○ 에○스~!


원조만큼 진한 국물을 우릴 수 있는 친구가 있을까?


만화 속 주인공 차탄은 비밀 자동차를 만난다. 제일 처음 만난 비밀 친구가 바로 이 '카○ 에○스'이다. 이모인 나는 쌍둥이 조카에게 언젠가 한번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너희도 혹시, 카봇 같은 비밀 친구 있어?

-응, 있어.

-누구?

-몰라.

-혹시 이모도 비밀 친구해도 돼?

-맞아. 해도 돼.

남사친들의 허락을 받았으니 이제 비밀리에 우정을 실천해 봐야겠다. 엄마 몰래 벽 낙서를 눈감아 주고 좀 더 크면 용돈도 쑥 찔러 넣어 주는 비밀 친구! 쌍둥이 조카가 '태어나 처음 갖는 원조 비밀 로봇', '이모봇'이 한번 되어 봐야겠다.




분리도 합체도 손쉬운, 브레○ 로드



살면서 몸이 열두 개라도 모자랐던 날들이 있었다. 그럴 때 내 친구 브레○ 로드를 곁에 둘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브레○ 로드는 변신뿐 아니라 분리도 가능하다.


많은 인원이 필요할 땐 자신의 몸을 뚝 떼어서 두 개의 자동차를 만들고, 큰 힘이 필요할 땐 합체를 해서 든든한 로봇이 되어 준다.

브레○ 로드 같은 로봇 친구 하나만 있다면 여러 일을 한꺼번에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이 이모도 '멀티 플레이어 이모'가 되어서 조카님들의 구미를 한번 맞춰 봐야겠다. 이모를 장난감 친구로 여겨도, 어린이집 친구쯤으로 여겨도 좋을 듯하다.





내 로봇인맥은 지금 메디언○, 싸움의 신 유니○○저까지 이르렀다.


세상살이, 인맥이 없으면 참 퍽퍽하고 줄 하나 대기 힘들다. 나는 그런 세상에서 맥 짚어 줄 인맥 하나 없이 살지만, 나에게는 '조카인맥'이 있고 '로봇인맥'도 있다. 자꾸자꾸 장난감 인맥을 늘려 주려는 우리 쌍둥이 조카 덕분에 황금이모, 아니 호구이모는 오늘도 인간관계를 강제로 넓힌다.(앞으로 호구이모는 돈을 아주~~ 많이 벌어서 조카들의 그 장난감 인맥을 늘려 주고만 싶다. 올해 이 이모는 벌이가 비루하여 조카들의 '장난감 인맥' 관리에 소홀한 상태다.)


조카 카워 봤자, 소용없어요~



자식 키워 봤자고, 조카는 키워 봤자 더 소용없다고 조언해 주시는 분들이 꽤 많다. 그들의 말을 귓등으로 들은 지 만 4년이 지나간다. 여전히 조카들과 놀이터를 가고 싶다. 여전히 조카들과 로봇 놀이를 하며 트랜스포메이션을 외치고 싶다.

나는 이제 말한다.


"나는요. 키워 봤자 소용없다는 조카들을 '키우는' 게 아니고요, 그저 조카들과 노는 것뿐입니다."


조카들은 다섯 살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다섯 살이다. 아마도 내년엔 내 나이가 여섯 살이 되겠지?

또, 조카들이 나를 부른다.


"차탄(이모)! 빨리 와!!"



이렇게 나는 매일 '이모봇'으로 변신을 한다.
오늘도 지독한 '친구 짝사랑'은 깊어만 간다.
이모방은 늘 난장판>_< (조카들이 안 다녀갈 때도 이모방이 늘 난장판이라는 건 '안 비밀')
머리를 쥐어뜯겨도 미소는 잃지 않는 훈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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