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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책장봄먼지 Mar 06. 2024

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를 읽고

누가 그러더라고요. 귤을 좋아하면 겨울이 즐겁대요


(스포 주의)


제목

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저자

이희영(소설 '페인트'로 유명한 작가)



콘셉트

가상 공간과 현실 공간의 접점을 찾아가는 콘셉트



예상 주제

1. 한 곳에서 만난 너와 나의 그리움

2.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는 '저 너머'의 우정 및 우애



상 독자

1. 핵심 독자: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를 넘나들고 싶은 자(그 틈을 구경하고 싶은 자)

2. 확대 독자: 물리적으로 떠나보낸 이를 심리적으로도 떠나보내려는 자



함께 읽으면 좋을 책 혹은 글

남유하 《봄의 목소리》, 유니게 《50일간의 썸머》, 조우리 사과의 사생활소설집의 <에버 어게인>, 김초엽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소설집의 <관내분실>



해시태그

#여름의귤 #가상공간'가우디' #십삼년차쌍둥이 #이해송 #선우혁과선우진 #관계 #열길물속은알아도



필사

엄마가 입학식 날 눈물을 흘린 이유도, 아빠가 선웃음을 지었던 까닭도 충분히 이해되었다.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죽은 형의 모습이 되어 가고 있었다. (25)

나를 통해 사람들은 다른 이를 찾아낸다. 그것은 '나'를 더하는 일일까, '나'를 잃어가는 길일까.


"혁아, 나는 사람과의 관계가 어렵기도 하지만... 여전히 두렵기도 해."(184)

어렵고 두려운 것이 '관계'뿐은 아닐 테지만, 제대로 된 관계를 쌓지 않고는 '그다음' 문을 열기가 참 어렵다. 관계의 문 앞에 선 많은 이들이 이 두려운 과제를 조금씩 풀어 나갈 수 있기를...


먹어도 돼, 인마. 너 어릴 적에 귤 얼마나 좋아했는데. 작은 배가 볼록해질 정도로 오물오물 잘도 먹었지. 그러니까 이제부터라도 잘 먹어. 귤 좋아하면 겨울이 즐겁다.(241)

'나(선우혁)'는 '귤'에 얽힌 추억이 어렵고 또 두렵다. 어떤 추억이 '아픔'이라 해서 그것을 베어 물지 못한다면 '나'는, 혹은 '우리는' 영원히 귤의 싱그러움을 맛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니 겨울에도, 혹 여름이라 해도 우리, 귤'을 한번 먹어 보자.




독단적 최종 리뷰


형이 만들어 놓은 가상의 공간 '가우디'에서 동생(선우혁)은 형의 친구를 '나(선우혁)'의 모습이 아닌 '형'의 모습으로 만난다. 부모님조차 자신에게서 마지막 형의 모습을 발견하고야 마는 현실 속에서, '나'는 일부러 형의 학교를 택하고, 일부러 형의 교복 넥타이를 매고, 조금은 일부러 '형'이 되어 '형'을 만나야만 했던 이유를 하나씩 찾아간다.


"형?"
"어, 혁아, 형이야, 왜?"
상상 속 형과의 대화는 끝났다. 그럼 나는 진짜 형을 불러낸 것일까? 아니, 그냥 내가 미친 거였다.


요즘은 AI 기술로 떠나버린 사람의 목소리, 이미지 등 그 실체를 여지없이 실물에 가깝게 드러내곤 한다. 그런데 다시 만나는 것이 꼭 축복이기만 할까? 영원하다는 것이 늘 행복하기만 할까.


자랄수록 형의 모습이 되어 가는 동생 '나'를 보며 부모도, 예전의 친구도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한다. 그리고 '마음'도 잇지 못한다. 때로는 잃어버린 것을 잃어버린 그곳에 두고 와야만 '나'를 제대로 세울 수 있는 법. 그래야 우리는 양껏 '귤(관련 추억)'을 먹을 수 있고, 마음껏 '나'로 살아갈 수 있다.



이제 각자가 가진 그 여름의 귤(시거나 달거나 혹은 씁쓸한 추억의 귤),

마음 놓고 드셔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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