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가 하필 지금 나타났을까. 내가 좀 더 괜찮을 때 왔다면 더 괜찮은 소원을 빌 수 있었을 텐데. 나는 지금 물에 빠져서 어푸어푸 발버둥 치는 거나 마찬가지다. 달리 무슨 소원을 빌겠는가. '구해 주세요. 살려 주세요.' 나는 살고 싶었다. (58)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지니에게 소원을 비는 일일까, 나 자신의 손을 잡는 일일까.
독단 리뷰
사전 정보 없이 집어든 책이다. 서점을 거닐다 '저의 첫 소설입니다'라는 작가의 소개 글에 마음이 갔다. (처음 쓰는 소설에 자신의 모든 것을 집중하였으리라.) '타임 투어'는 누구나 한 번쯤은 (공상으로라도) 꿈꿔 봤을 법한 이야기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 내 인생을, 아니 나 자신을 송두리째 바꿀 수만 있다면...
'차서정'이었던 과거를 지우고 '지해수'라는 새로운 이름과 새롭게 부여받은 가족, 그러나 아홉 살 이후에 만난 모진 일상. 그 모든 것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혹은 다른 선택을 할 수만 있었다면.
그런데 '타임 투어'에서 '시간'은 말한다. 소수의 부유층에게만 '타임 투어'가 허락된다고 해서 그들만이 시간을 누릴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그리고그 '시간'이란 결국 '물리적 시간'이 아닌 우리의 '심리적 시간'일지도 모른다고.
과거의 '나'가 현재의 '나'와 제대로 만날 수 있다면, 그리고 똑같은 이 삶을 또 한 번 더 용기 있게 살아낼 각오가 되어 있다면 시간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것이다. 같은 삶을 산다고 해도 지금의 나와 과거의 나는 다르다. 같은 삶을 산다고 해도 현재의 나와 미래의 나는 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