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책장봄먼지 May 22. 2024

블랙박스: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

청소년 소설 리뷰

계절은 알람 시계처럼 우리를 깨운다.
나도 이제 머물러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럴 때가 됐다는 걸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138)



(스포 주의)



제목

블랙박스: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



저자

황지영



콘셉트

"삭제하시겠습니까?"

"연결을 해제하시겠습니까?"



예상 주제

1. 눈물에도 타이밍이 있다

(눈물과 미움과 용서도 모두 타이밍이다.)

2. 때로는 '연결 해제'가 필요하다



상 독자

1. 핵심 독자: 의도치 않게 미디어에 노출된 사람들

2. 확대 독자

1) 타인의 불행에 둔감한 누군가

2) 발 없는 말이 천 리 가는 것을 잊은 누군가



함께 읽으면 좋을 책

김하연 《너만 모르는 진실》, 문경민 《훌훌》



해시태그

#블랙박 #교통사고 #진실찾기 #과자서랍 #미워해도돼 #그리고용서를청해



필사

예담이가 고울이 만나러 갔다가 사고 났다며?
부모님은 절대 내 탓이 아니라고만 했다. 두 분이 그렇게 강조하면 할수록 나는 더 불안해졌다. 난 너무 무서웠고, 숨고만 싶었고, 진짜로 숨었다. 내 방에 안전하게.
그 방은 정말 안전했을까? (52)

도피한 곳이 안전하다는 착각 속에서 살곤 한다. '고울이'는 적절한 장소를 찾은 게 맞을까?


나는 뭘 피했을까. 어디를 벗어났을까.
미련하더라도 내가 한 번이라도 서 봤어야 할 자리는 어디였을까.
손이 저절로 과자 서랍으로 갔다. 묵직한 게 필요했다. 지금이 밤 열한 시라는 건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이제는 나도 마음이 불안해질 때 과자를 찾는다는 걸 안다. 그러니 더더욱, 생각이 나면 먹어야 한다. 불안한 마음을 과자로 꾹꾹 눌러 놓아야 한다. (73)

서 있어야 할 자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불안의 서랍에 갇혀 사는 고울. 고울이는 과연 과자 봉지 속에서 자신의 불안을 다 털어낼 수 있었을까?




독단적 최종 리뷰


몇 해 전부터 자꾸만 어쩐지 읽고 싶었던 책. 제목과 표지에 눈이 가던 그 책을 드디어 구입하여 읽었다. 역시, 아니 생각과 기대 이상으로 가슴이 뜨겁게 퍽퍽하였다. 게다가 '세상에서 너를 지우려면'이라는 제목의 뜻이 결코 액면 그대로의 의미가 아니란 점을 깨닫고 잠시 멍했다. 주인공 '양고울'이란 친구의 아픔과 서사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읽었고,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또 다른 피해자'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고울'은 최종 혹은 최악의 피해자 옆에 있었던 '차악'의 피해자였다.) 본의 아니게 블랙박스 영상 속 또 다른 주인공이 되어야 했고 원치 않는 미디어 노출을 당해야 했던 서브 주연, '고울.'

죄책감과 자책으로 자신의 서랍을 온통 과자들로 채워 버려야 했던 고울. 고울은 북튜브 영상 제작과 '골키퍼 '라는 책을 통해, 그리고 자신의 아픔을 마주 보기로 한 선택을 통해 자신의 자리를 조금씩 찾아 나가고 자신이 있었던 자리를 조금씩 워 나간다.



우리가 살면서 지워야 할 것들은 어떤 것들일까.

우리 안의 블랙박스에는 어떤 편집이 필요할까.




매거진의 이전글 《타임투어》를 읽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