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우리도 한번 작성해 봅시다!
편집자는 인쇄 절차를 진행하기 전에 ‘보도자료’라는 것을 작성한다. 보도자료는 신간을 등록 및 홍보하기 위한 자료이다. 이 보도자료는 각 유통사에 신간 도서를 등록할 때 필요하다. 이때 표지와 미리 보기 파일을 함께 전송한다.
이 보도자료 내용은 국제표준도서번호를 발급받을 때도 사용한다. 서지정보유통지원시스템에 접속하면 국제표준도서번호 ISBN을 발급받을 수 있는데 이때 신간에 관한 여러 항목을 기입한다. (물론 이미 출판사 등록이 되어 있어야 한다.)
보도자료 작성은 편집자의 업무이지만 작가들에게도 유용한 자료이다. 작가들이 글을 쓸 때, 혹은 내 책의 정체성을 고민할 때, 내 글을 개인 계정에 홍보할 때도 출판사의 보도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 게다가 어떤 출판사에서는 이 보도자료를 작가가 직접 작성해 주길 원하기도 한다. 다량의 책을 한꺼번에 많이 출간하는 시스템을 지닌 출판사들도 있는데 이런 출판사에서는 특히 작가가 해야 할 역할이 좀 더 늘어나기도 한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보도자료가 어떻게 작성되는지 알아두는 것도 좋을 듯하다.
우선 보도자료에 포함되는 기본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여기서는 서지정보유통지원시스템의 항목을 기준으로 언급하려고 한다. (https://seoji.nl.go.kr)
1. 책 제목
-편집자 입장: 어떻게 하면 ‘시선 강탈’ 제목을 지을 수 있을까? 어떻게 지어야 책의 내용을 오롯이 반영하는 제목이 될까? 이 제목, 팔리는 제목이 될 수 있을까?
-작가 입장: 이 책이 나의 대표 책이 될 수도 있는데 이 제목, 과연 괜찮을까?
2. 책 소개
-편집자 입장: 어떻게 하면 독자들에게 좋은 첫인상을 줄 수 있을까?
-작가 입장: 내 SNS에 책을 소개할 때, 어떤 말로 포문을 여는 게 좋을까?
3. 목차
-편집자 입장: 어떻게 하면 내용을 잘 드러낼 수 있을까? 어떤 목차가 정보와 호기심을 동시에 드러내는 목차일까?
-작가 입장: 내가 생각한 목차는 이건데 편집자가 다른 소제목을 짓자고 하네? 어떤 목차가 좋을까?
4. 저자 소개
-편집자 입장: “작가님, 작가 소개 글을 좀 작성해 주세요. 표지 날개에도 넣을 예정입니다. 글의 주제에 맞게 써 주시면 더 좋고요!”
-작가 입장: 이력 위주로 적어야 하나, 책의 내용에 맞게 꾸며야 하나. 나이는 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개성과 유머를 드러내는 쪽으로 갈까, 좀 점잖게 나를 알려 볼까?
5. 요약, 본문 일부
-편집자 입장: “여기 있다, 좋은 글귀! 또 월척 예감이다!”
-작가 입장: “이 부분은 내가 생각해도 정말 멋진 표현이다!”
6. 출판사 서평
-편집자 입장: 온라인 서점에서 독자들이 세심히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니, 최대한 독자가 접근하기 좋게, 그리고 조금 더 들여다보고 싶게 만들어야겠다!
-작가 입장: 제목과 원고 속 주요 문장들을 언급하면서 나만의 개성을 드러내도록 해 볼까?
보도자료 항목들과 함께 편집자의 입장과 작가의 입장을 예로 들어 살펴보았다. 이 외에 보도자료에는 판형(책 크기)이나 발행일, 키워드 등의 정보도 입력한다.
보도자료는 어디까지나 편집자의 몫이지만 내 책을 쓸 때, 홍보할 때, 또 내가 직접 책을 만들고자 할 때도 아주 유용하고 쏠쏠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항목들이다. 기본적으로 출판사에서 챙겨야 할 자료이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간혹 출판사에서 보도자료 작성을 개별 작가에게 요청하기도 한다. 내가 계약한 곳에서 이런 것을 요구한다 하더라도 당황하지 말자. 보도자료의 모든 답은 이미 작가의 원고 안에 있다.
보도자료는 사실 출판사의 몫이기에 저자와는 큰 연관이 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쓰려는 책은 '내 책'이다. 내 책의 소개 자료이다. 보도자료 작성이 필수는 아니지만 보도자료를 통해 내 책을 보다 폭넓게 조망해 볼 수 있고, 내가 다음 책을 기획할 때도 좋은 참고 자료 및 출간 전략이 되어 줄 수도 있다. 게다가 아직 초고를 쓰기 전이라면, 내 책의 기틀을 잡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투고를 위한 출간 기획서를 작성할 때 특히 적잖은 도움이 된다.)
자, 그렇다면 이 '보도자료'라는 것을 어디 한번 슬슬 써 볼까나?
(사진 출처: Nikin@pixab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