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를 드리다가 오열을 하고 말았다.(물론 내가 '순간적인 F형 과몰입러'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런데 영상이 점점 길어지자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이 이게 길다고 생각하면 어쩌지?'라는 생각. (내가 이 생각을 했다는 건 나도 모르게 이 영상을 긴 영상으로 느꼈다는 소리일지 모른다. 똑같은 이름은 있었어도 똑같은 삶은 없었을 텐데...)
그런데 영상이 끝나자마자 폐부를 찌르는 신부님의 질문.
"영상이 길다고 느껴지셨나요?"
"여기에 내 이름이 있었다면 길게 느껴지지 않으셨을 겁니다."
슬픔의 길이.
다른 사람이 함부로 잘라낼 수 없는 길이.
(그러니, 일 년에 딱 한 번은 이 영상을 보아도 좋겠다. 조금은 더 그 이름들을 기억해도 좋겠다. 조금이나마 남은 분들의 길이가 줄어들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