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린느의 단순함이 주목받는 이유

by 봄남


“어머 저건 사야 돼!”


몇 년 전 스타벅스에서 만나기로 한 친구를 기다리며 오고 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을 때였다. 마침 점원에게 막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키고 있던 한 여성에게 시선이 고정됐다. 나는 커피를 마시면서 천천히 그녀를 곁눈질했다. 그녀는 큰 키는 아니었지만 제법 커 보이는 20대이며 그 어떤 장신구를 하지 않은 편한 차림이었다. 아무렇게나 묶어 올린 갈색 머리카락, 흰 티셔츠에 필라테스 레깅스, 발목이 가늘어 보이는 청키 한 나이키 운동화, 그리고 어깨에는 올리브 색의 가방을 메고 있었다.



잠깐! 올리브 색 가방?



어울리지 않을 듯 어울리는 카브 스킨 소재의 저 가방은 일명 ‘꾸안꾸’에서 ‘꾸’를 담당하는 아이였다. 어깨에 걸쳐진 그 가방의 자태는 그녀가 했을 선택에서 그녀의 세련된 취향을 드려냈고 그것만으로 ‘돈 좀 있는 집안’이나 ‘돈 좀 버는 아이’와 같은 사회적 지위나 ‘털털한’ ‘센스 있는’ ‘사치스러운’ ‘심미적인’ 성격이 파악되는 듯했다. 나는 그녀의 가방과 공감했다. 그리고 살 수 있는 능력과 상관없이 본능적으로 소유의 욕구가 치솟았다.


그녀가 걸친 가방은 셀린느의 벨트백이었다. 가방의 가격은 그것의 매력을 더 어필할 수 있는 장치이다. 그것은 나를 끊임없이 유혹했다.



셀린느에서 지난 10년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한 피비 파일로가 만든 그 백은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그녀의 가치관을 담은 디자인은 가히 혁명적이었다.

단순함이 그것이다.


그 가방은 화려한 장신구나 꾸밈이 없다. 모노톤의 잘 정돈된 모양인데 폭과 넓이 끈의 길이가 뻔할 것 같지 않아 재미도 있으면서 어지러움이 없는 심플함을 유지했다. 한 마디로 세련됐다.


이러한 단순함이 세련됐다고 정의하게 되는 이유는 지난 시대에 유행했던 것들에 대한 지루함과 반발심도 있겠지만 그보다….


시대적 욕구일 것 같다. 그 열광의 원인은 모든 것을 다 갖춰서 더 이상 필요 없게 되는 한계점에 있다.


우리는 현재 화려함의 극치인 삶을 살고 있다. 어디든 풍요로우며 다양한 물건들로 가득한 곳에서 그것들 때문에 번민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말이다.


이것에 대한 균형을 맞추려는 욕구가 패션을 보는 안목에서 드러났을 것이다. 어느 때보다 많이 가졌는데 어느 때보다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남편이 휴양지에 가서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를 보며 안도하는 것처럼. 시대가 만들어 주는 공통된 취향이 있다면 위안과 단순함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피비 파일로의 셀린느는 극강의 발란스를 추구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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