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고
나는 매일매일 20매의 원고를 씁니다. 아주 담담하게. (중략) 아침 일찍 일어나 커피를 내리고 네 시간이나 다섯 시간, 책상을 마주합니다. 하루에 20매의 원고를 쓰면 한 달에 600매를 쓸 수 있습니다. 단순 계산하면 반년에 3,600매를 쓰게 됩니다. - 151p
긴 세월 동안 창작 활동을 이어가려면 장편소설 작가든 단편소설 작가든 지속적인 작업을 가능하게 해 줄 만한 지속력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중략) 거기에 대한 내 대답은 단 한 가지, 아주 심플합니다ㅡ기초 체력이 몸에 배도록 할 것. 다부지고 끈질긴, 피지컬한 힘을 획득할 것. 자신의 몸을 한편으로 만들 것. - 181p
나는 내 작품이 간행되고 그것이 설령 혹독한 ㅡ생각도 못할 만큼 혹독한ㅡ 비판을 받는다고 해도 '뭐, 어쩔 수 없지'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할 만큼은 했다'는 실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략) 물론 약간 불쾌해지는 정도의 일은 가끔 있지만, 그리 대단한 건 아닙니다. '시간에 의해 쟁취해 낸 것은 시간이 증명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 167p
내가 경험한 일본의 교육 시스템은, 내가 보기에는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개적인 인격'을 만드는 것이, 때로는 그것을 뛰어넘어 단체로 졸졸 목적지까지 끌려가는 '양적인 인격'을 육성하는 것이 목적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경향은 교육뿐만 아니라 회사나 관료 조직을 중심으로 하는 일본의 사회 시스템 자체에까지 퍼져 있는 것 같습니다. - 216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