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지만 '정관장'은 부모님 선물이 아니다.
이 글을 누가 읽으면 좋을까
명절날 왜 부모님과 싸우게 될까? 고민하는 사람
부모님께 화가 나는데 그 화를 설명하기 어려운 사람
비로소 자식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 사람
명절 전에 무엇을 받고 싶으신지 부모님께 물어보지 말자. 이유는 3가지이다.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 없고, 대답을 듣더라도 가짜인데다가 시간이 많이 걸리며, 그 답은 번복될 수 있다.
상황1)
부모님 어떤 것 갖고 싶으신가요?
필요 없다. 그냥 와도 된다.
(정말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 파국)
상황2)
부모님 어떤 것 갖고 싶으신가요?
○○○가 필요한 것 갖구나.
(○○○를 사간다. 하지만 부모님이 정말 갖고 싶으신 건 △△△ -> 파국)
상황3)
부모님 어떤 것 갖고 싶으신가요?
필요 없다. 그냥 와도 된다.
며칠 후, 설날 임박
선물로는 ○○○이 좋겠구나
??저번에는 괜찮으시다면서요! ->파국
질문하는 순간 이미 틀렸다. 내가 받고 싶은 것을 부모님도 받고 싶으시다. 그리고 그것을 대답하기 전에 받는 것이 가장 옳다. 그것은 '돈'이다. 돈이란 무엇인가, 나의 노동의 결정체, 나의 시간, 나의 영혼을 내주고 받은 어떤 것이다. 그것을 그대로 드리자. 단, 금액을 상의해서는 안된다. 전적으로 준비하는 사람의 주관적인 사정에 따른다.
부모님 명절 선물 답: 선물 종목을 묻지 않고 '현금'으로 '봉투'에 준비해 드린다. 미안하지만 '정관장'은 부모님 선물이 아니다. 내가 사긴 그렇고 받으면 좋은 3040대용 선물이다.
예외: 형제가 있을 경우)
1/N로 매년 룰을 정한다. 설날 얼마 추석 얼마.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2~3년이 지나면서부터 형제들 간에 계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한 번 정하고 나면 그게 룰이 된다. 몇 년에 한 번씩 금액을 리뉴얼하면 된다. 그 전까지는 장녀장남이 부담하도록 하자.
당신이 부자가 아니라면 본가는 필시 낡거나 낡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집의 정비는 예전과 같지 않다. 당신의 나이에 대략 1.5~8를 곱하면 부모님의 나이가 나올 것이다. 그런데 당신이 설마 천재라 하더라도, 그 삶을 상상할 수는 없을 것이다. 60대, 70대의 정체가 무엇인지 정보가 거의 없는데, 나쁜 사실은 그 나이를 부모님도 처음 살아보고 계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놀랍고 서러운 일이 매일 생긴다.
집에 무엇이 고쳐지지 않고 있다면 그보다 우선순위의 일이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아직 젊고, 무엇이든 고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집은 부모님의 집이다. 집을 고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지만, 생활을 잡아야 집이 고쳐진다
부모님의 손과 마음을 먼저 이해하자. 그리고 정돈되지 않는다면 당신이 정리해야 한다. 낡은 것을 버리는 것도 일이다. 날을 잡아 방문해서 옷가지를 버리고 집안을 정돈해야 한다. 무너지는 것을 막아줄 장비를 전달해야 한다.
무선 청소기는 기본이다. 로봇 청소기는 추천이다. 로봇 청소기에 물걸레 기능도 있으면 좋겠지만 없다면 전자동 물걸레 구비하길 추천한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바닥을 닦을 수 있다.
각종 비타민을 사다 나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활용 방법까지 전해야 OK 그러지 않다면 어디서 5만 원짜리 프로폴리스를 사가지고 와서 장식장에 장식하게 될 것이다.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왜 먹어야 하는지 루틴까지 전해드려야 한다. 어디서 5만원짜리 프로폴리스를 사가지고 와서 어디에 좋은지도 모르고 그저 장식하고 계시다면 아마도 당신 탓이다.
각종 비타민을 먹는 것은 시간이 필요하다. 익숙해질 시간. 약을 챙겨먹는 느낌이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 물 한잔 먹는 느낌으로 익숙해져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약들은 자기들끼리 뭉치고 먼지만 쌓여갈 것이다.
신문물이 어려울 것이라는 것은 착각이다. 당신만 해도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활용도는 20대에 비해 현저히 낮을 것이다. 그래도 당신은 아이패드를 갖고 싶거나 갖고 있다.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태블릿pc를 부모님께 선물하자. 각종 OTT 아이디를 부모님과 공유하자. 부모님도 아이패드가 필요하다. 요새 핫하다는 오징어 게임, 기생충, 부모님도 알고 싶다. 안그래도 우주의 팽창 속도만큼 부모님은 새로운 것과 접할 기회가 적어지고 있다. 뉴스에서 새로운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는 하지만, 경험해 볼 기회가 없다면 지금 당장 연결해 드리는 것이다. 부모님이 좋아하는 콘텐츠로 이야기를 나누게 될 수도 있다. 새로운 것을 지금, 많이, 전달해 드리자.
세상에 연령별 자녀를 키우고 알아가는 매뉴얼은 많은데 부모님을 모시는 매뉴얼은 연령별은 커녕 한없이 부족하다.
새해에는 성공적으로 부모님을 모실 수 있는 자식으로 거듭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