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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진한 Jul 07. 2022

세발자전거

어제 들은 라디오에서 DJ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하루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대한 사연을 보내주세요."


오늘 하루도 뭐... 그저 그랬지.. 하다가 생각했다.

딸내미 데리고 한 삼십 분 산책한 일,

그때 하늘 위에 펼쳐진 그림


우리 딸이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래 생각해 보면 이만큼의 행복도 없는 날이 많으니

이건 행복한 순간, 틀림없이 맞네.


씽씽카는 내가 어릴 때도 있었지만 나는 가져보지 못했다.

혼자 놀던 시간이 많았던 어린 시절 

내 친구였던 세발자전거, 참 오래 탔다.

좁은 마당을 열심히 왔다갔다 하는 일에 진심이었던 네 살 무렵


눈 내린 어느 날 세발자전거에 앉아 마당을 활보하다

엄마 혹은 아빠의 카메라에 찍힌 저 순간의 내가 행복했었는지는 기억에 없지만

저 사진이 있어 지금 잠시 행복해지는 건 사실이니까


그때 정말 행복했는데,란 말 뒤에 말줄임표가 붙는 것보다

그 기억으로 지금 행복해서 찍는 느낌표가 더 좋은 거니까

지금 내 곁의 세발자전거에 대해

더 많이 찍고, 더 많이 써야겠다는,

알 수 없는 그때를 위해 시간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 2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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