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글을 쓰는 사람이 되겠다고 브런치에 올리고 난 후, 벌써 일주일 가까이 흘렀다. 마음 같아서는 매일 조금이라도 끄적거리고 싶었지만, 내 욕심에 그래도 한 번 올릴 때 제대로 된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고 싶었고 그런 부담이 생기자 쉽게 생각을 적지 못했다.
<하버드 글쓰기 강의>라는 책에서 나온 내용이다: "훌륭한 작가가 훌륭한 것은 단순히 우아한 문장을 교묘하게 다듬을 줄 알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이 훌륭한 것은 그들에게 할 말이 있고, 할 말을 바탕으로 독자와 적절한 관계를 형성할 줄 알기 때문이다... 결국 말할 내용이 없다면 글쓰기는 아주 어려운 작업이 될 수밖에 없다."
나의 문제는 할 말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은 것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그 이야기 안으로 들어가 몰입하며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해선 나도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오늘은 가볍게, 최근 일상의 마음가짐에 대해서 얘기를 하려 한다.
샌프란시스코로 이사, 그리고 새로운 로펌으로 이직을 한 뒤, 나는 긴 시간 동안 외로웠다. 5개월 동안 나 혼자 매 주말을 보냈고, 새로 온 직장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 그리고 캘리포니아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새 도시를 둘러보지도 못했다. 그 끝에는 지독한 번아웃이 찾아왔고, <노력파의 고백>이라는 매거진에 그대로 기록되어 있다.
그 와중 8월에 아는 지인의 죽음을 듣게 되었다. 그것도 갑작스럽게. 내 또래였다.
그 이후 많이 바뀐 것 같다. 여기서 만나게 된 모든 사람들에게도 얘기했다. 요즘엔 딱 한 가지의 마인드가 있고, 그 마인드로 생긴 규칙이 있다고.
내 눈앞에 보이는 가장 행복한 선택을 하자.
평소에 가지 않을 곳이어도 일단 가는 게 가지 않는 것보다 행복할 것 같으면 (혹은 후회 없을 것 같으면), 가보자. 평소에 입지 않을 옷이어도 일단 입어보는 게 좋으면 입어보자.
이렇게 생각하니 규칙도 생겼다. 부르는 곳이 있다면 (초대받는 곳이 있다면), 절대로 거절하지 않기. 아무리 귀찮더라도.
그래서 요즘은 정말 바빴다. 새로 만나며 알아간 사람들도 많고, 그 사람들의 살아온 이야기 듣는데 한 껏 빠져 사는 중이다. 하루에 꼭 한번 운동을 하려 하는데 중간중간에 운동을 못할 정도로 바빴다. 맛집도 찾게 되었고, 난생처음 낚시도 해봤고, 내 어깨가 드러나는 옷도 입어봤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 궁금한 것도 다 물어봤다. 새로 만난 사람들의 일터에 가서 점심도 먹어보게 되었다. 지금은, 사람들로 가득 찬 인생이 행복하다.
물론 그만큼 어느 정도 잃게 되는 것도 있다.
그런 건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고, 어느 정도 믿고 있다. 시간이 흐르다 보면 어느 정도 밸런스를 찾게 될 거라고 생각을 한다. 지금은 모든 모임에 참석하고 있지만, 곧 나랑 잘 맞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며 조금 더 자연스러운 일상을 찾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