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작성, 사람이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에 대해여
글을 쓰기 전에, 나는 바흐를 좋아한다. 세상에는 바흐만 좋아하는 변태새끼들이 있고, 그 변태새끼들 중 네덜란드에 사는 사람들은 네덜란드 바흐 소사이어티란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오로지 바흐의 음악만 올라오는 이 채널을 나는 퍽 좋아한다. 어느 정도냐 하면 전 애인과 하도 바흐만 들어서 그 사람이 지겨운 나머지 우리 다른 거 들으면 안 될까? 한 적도 있다. 결론적으로, 전 애인은 내 인생에서 떠나갔고 나는 여전히 바흐를 좋아하는 변태새끼로 남았다. 이 글은 그런 바흐의 푸가를 들으며 쓰는 글이다.
사람은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법을 삶에서 배운다. 배울 수밖에 없다. 아무튼 나는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다니는데 아드벡을 비롯한 싱글몰트 위스키를 좋아하고, 바흐를 좋아하고, 글을 쓰는 일을 좋아하고, 참 크래커를 좋아하고, 옛날 통닭을 좋아하고, 모네나 에드워드 호퍼도 좋아하고, 알프라졸람도 좋아한다. 이들은 항상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있다. 그리고 나는 이들을 중독되지 않도록 취한다. 중독이 된다는 건 그 자체가 목적이 되므로. 나는 아드벡을 취하지 위해서 벌컥벌컥 마신다는 상상을 하지 않는다. 절대 적정선을 넘기지 않도록, 그래서 질려버리지 않도록. 나는 알프라졸람을 사탕처럼 까먹지 않는다. 언젠가 알프라졸람이 내 인생에서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게 된다면 나에겐 대안이 없으므로. 그래서 나는 기본적으로 어떤 것에 약간 고픈 상태로 지낸다.
타로카드에서 제일 좋아하는 카드는 아르카나 14번인 '절제'다. 절제는 바흐의 곡들과 비슷한 구석이 있다. 쭉 뻗은 고딕 양식의 건물들에서는 절제를 추구하고 신에 대해 집중할 수 있는 스테인드 글라스를 박아두었다. 나는 그런 요소들이 모든 것을 아쉬운 상태로 남겨놓는 지혜라고 생각한다. 스스로에 대한 자기부정이 존재할 수밖에 없을 때, 차선을 생각해야 한다면 나는 끝없는 절제가 대답이 된다고 생각하니까. 우리가 최선을 다해 무언가를 취한다면 곧 그 사랑들은 닳아 없어져버릴 것이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담배값이 4500원인 대한민국에 돌아와서도 담배를 다시 피우지 않은 것이다.
나는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스스로를 위한 행동을 한다. 내가 좋아하는 바흐의 음악을 틀고 내가 좋아하는 아드벡을 마시며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쓴다. 나름 이런 삶이 주는 만족감이 있으므로. 나는 화가 난다고 끊었던 담배를 피우고 싶지 않다. 슬프다고 폭음을 하고 싶지 않다. 정말이다. 나를 그렇게 만드는 상태를 정말 싫어하고, 누군가가 그렇게 만든다면 그렇게 만드는 누군가를 곧 쳐내고 다시 평정으로 되돌아온다. 아무리 매력적인 상대더라도 나를 흔드는 일을 더 이상 사랑할 수 없고, 사랑보다 평정이 더 중요하므로.
안녕하세요. 이 닉네임으로는 처음 글을 쓰는 스프라이트라고 합니다. 여러분의 삶에 대한 자세는 어떤 것일까요? 라이킷과 구독, 댓글을 남겨주신다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