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그늘

터널을 지날 때가 가장 어둡다. 그 끝이 부디 금방 찾아오길.

by 소리를외치다

오랜만이었다.

여느 때와 같이 난 출근을 했고

오랜만에 정기 평가를 받는 날이었다.

평소처럼 난 열심히 했고,

평가를 마무리하기 위해 상사의 피드백을 들었다.


“ 긴 시간이 아니더라도

난 너의 노력과 열정이 보였다. “


여기까진 그래도

자주 듣던 말이라

놀랍진 않았다.

몸 사리지 않고

일하는 나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런 피드백은 나에겐 당연했다.


“ 넌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이대로 앞으로도 잘하면 돼.

난 네가 이 일에 얼마나 진심인지 보였어.

그러니 힘든 일이 있더라도

너 탓하지 말고 지금처럼 꾸준히 헤쳐나가. “


끝내 눈시울이 붉어졌다.

콧망울이 시큰거렸다.

가뜩이나 상사에게 평가받는 중인데

감정적이라고 마이너스될까 싶어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눈을 깜빡이며

제일 큰 미소를 짓고

너의 말에 고맙다는 제스처로

겨우 겨우 내 마음을 눌렀다.


고작 며칠 전이었다.

“ 많이 힘들었지? 고생했네.. ”

지인의 말이었다.

차오르기도 전에

나의 두 눈을 떠난 뜨거운 무언가가

내 두 뺨을 적셨다.


꼭 그랬다.

누군가가 나를 톡, 건드려야만

내가 힘든 줄 알았다.

요즘은 그럴 일이 없어서

제법 잘 견뎌내고 있다고,

어른이 되었다고,

스스로를 토닥였는데.

또다시 그때의 내가,

그 시절의 내가 되어,

텅 빈 길가에 혼자 서서

펑펑 울었다.


기대고 싶었다.

주저앉고 싶었다.


그럴 여유가 없었다.

눈앞을 흐릴 눈물을 두고 볼 여유도,

두 뺨을 뜨겁게 적실 여유도,

온갖 핑계를 대고

아니라고,

환하게 웃어야만 했었고,

지금도 그렇다.


난 오늘도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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