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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gbi Apr 03. 2022

18일차_격려가 되었던 문장들(2)

* 이번주 병가로 빈 원고를 주말에 보충하여 대체함 [2/4]



헬싱키에서 나는 '멋'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봤다. 멋이란 자연스럽고 견고하고 건강한 것이다. 자신이 자신임을 좋아하는 것, 자기다움으로 충만한 것! 타자의 시선에 얽메이지 않고 자유로울 때, 멋 내지 않을 때 멋이 난다. 그곳에서 나는 난생처음으로, 내 안에도 '자연스러운 당당함'이 있음을 느꼈다. 움츠려 있던 자아가 제대로 숨을 쉬었다. 아마도 타인의 시선이라는 통제 아래 있던, 보이지 않는 사슬이 풀어진 것이리라. 그 때 나는 스스로 멋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 박연준 <인생은 이상하게 흐른다> 30p. 중에서-



힘 빼, 안 그럼 다친다.


그동안 나를 짓누르던 피로감은 결국 지나치게 힘주는 습관 탓인 듯하다. 나는 이러이러하고 저러저러한 사람인데 '이래야 돼! 이게 멋있어' '아, 저거 멋있네! 저거 따라하자'라며 줏대 없이 나를 휘두른 것이다. 늘 그렇지만, 타인의 것은 그럴듯해보인다. 타인은 내 것을 그럴싸하게 보고 있는 줄도 모르고.


자연스러울려면 편해야 한다. 그리고 건강해야 한다. 나는 지금 편한가? 나는 지금 건강한가? 편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나다움'의 주제는 만국 공통의 난제가 아닐까 싶다. 끊임없이 사회와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나다움이란 파도 앞의 모래성 같다.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게 나다움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다움'이라는 어떤 말뚝이 아니라, 자유로운 페르소나를 가진 것이 나다움이라고 한다면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자유로움 속의 나는 어떤 모습인가? 누구보다 사람들과 대화하기 좋아하고, 때로는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하며, 의외로 이것저것 잘하는 것이 많다. 엄격하기도 하지만 너그럽기도 하다. 혼자 있는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 없이는 못 산다. 게으르기도 하지만 일이 생기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 열정파이기도 하다. 지구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순발력은 자신 있다. 충동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머리속에 큰그림을 그린다. 누구보다 멋과 패션을 사랑하고, 관심 받는 것이 좋다!



힘을 빼면, 나에 대해서 더 많은 것들이 보인다. 강박을 내려놓고 보면 내가 얼마나 다채로운지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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