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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gbi Apr 02. 2022

17일차_격려가 되었던 문장들(1)

* 이번주 병가로 빈 원고를 주말에 보충하여 대체함 [1/4]


나는 상처를 통해 인간이 성장한다고 믿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상처를 통해 성장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들은 상처가 없어도 잘 자랐으리라 믿는다.
나는 당신을 상처 없이 지켜주고 싶다. 심지어 그대, 전혀 성장하지 못한대도 상관 없다.

- 시인 이상이 연인이었던 금홍에게 주는 편지 중 일부-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그의 천지개벽할 문장들은 지금도 내 마음 속에 파문을 일으킨다.


상처받아야만 성장하는 것이라고, 모든 상처는 감수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이상의 천재적인 발상에 놀라고 말았다. 사랑하는 연인 금홍에게 주는 편지의 내용이라는 사실에 더 반하게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상처 없이 지켜주고 싶은 마음, 그래서 전혀 성장하지 못한다고 해도 상처입는 것이 더 싫다고 말하는 천재의 문장. 얼마나 따뜻한 격려인가.



어떤 상처는, 도저히 견디기 어려워서 마음 속에 장애를 남기고 만다. 그것은 영광의 상처도, 성장의 훈장도 아니다. 극복해내야 한다며 등 떠미는 것은 줄도 없이 번지점프를 시키는 거나 다름 없다. 그래서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상처받는다고, 그걸 극복해야 진짜 어른이 되는 거라고, 성장통의 일부라고, 라는 말들은 상대방에게 함부로 건네서도 안 되며, 말을 꺼내기 전에는 충분한 배려가 필요하다.


상처를 아직 극복하지 못한 사람들에겐, 상처가 꼭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은 위로가 된다. 전혀 성장하지 못하더라도 상관 없으니 상처받지 않길 바라는 따뜻한 마음이 오히려 '기꺼이' 안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때로는 모진 백마디의 말보다 인자한 격려 한 마디가 사람을 크게 변화시킨다. 모진 말 한 마디 없이도 사람은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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