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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gbi Apr 06. 2022

 23일차_같이해요, 사내클럽!

"사내클럽이 오픈되었습니다"


이전 직장에서는 경험해본 적이 없던 것, 바로 사내클럽이다. 애초에 회사 안에 사원들끼리 친목 모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게 느껴졌는데, 오빠에게 들은 바로는 오빠네 회사에도 색소폰 동아리, 등산 동아리, 골프 동아리 등 관심사에 따라 여러 동아리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문득 궁금했던 참인데, 마침 니트컴퍼니에서도 사내클럽이 열린다는 소식이 있었다.


처음에는 내가 클럽을 만들어볼까 생각했는데, 어떤 주제로 클럽을 만들어야 좋을지 고민만 하다가 모집기간이 끝나버렸다. 아쉬웠지만 그래도 다른 분들의 사내클럽에 참여하면서 대략적인 힌트를 얻고 다음 기회에는 꼭 클럽 개설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니트컴퍼니 사내클럽 오픈 공지! 두근두근~


니트컴퍼니의 사내클럽은 종류가 다양했다. 크게 오프라인 모임과 온라인 모임으로 진행되었는데, 오프라인 모임으로 각자의 동네를 같이 다녀보는 <천하제일 동네대회>나, 같이 모여서 애프터눈 티를 마시는 <오후의 홍차>나, 같이 보드게임을 하는 <보드게임 해요~>가 있었다. 온라인은 좀 더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있었는데, 북큐레이팅을 함께하는 <오출큐와 함께하는 북큐레이팅>, 다이어리 꾸미기에 진심인 사람들을 위한 <기록과 스티커테라피 그 어드메>, 각자 mbti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눠보는 <하버드대 mbti 과몰입 박사 과정> 등이 있었다.


그 중 내가 선택한 클럽은 <하버드대 mbti 과몰입 박사과정> 이었다. 평소 mbti를 주제로 대화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마침 참여할 수 있을 만한 시간에 열려서 신청했다. 클럽장은 닛트팀의 파인님이었고, 각 팀에서 신청하신 팀원들과 다수의 관전자(?)와 함께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MBTI 과몰입 박사과정


나의 mbti는 INFP(이하 인프피)이다. 인프피에 대해서는 할 말이 꽤 많았는데 마침 클럽장인 파인님께서도 인프피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가장 다수의 mbti는 ENTP였고, ENFJ, ENFP, INTJ, ISFP, ISFJ, ENTP, ISTJ, ESTP 등 다양한 mbti 유형을 가진 팀원들이 참여해줘서 대화가 더 다채로웠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mbti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여러가지 mbti 관련 밈(meme)이나 글을 가지고 와서 이야기를 나눴다. INFP에 해당하는 내용들은 대체적으로 나와 맞는 편이라서 공감이 많이 됐다.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근무 방식에 대한 내용이었다. 예술계통에서 강하게 흥미를 느낀다는 강점과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틀이 없고 전통적인 근무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워한다는 약점이 많이 공감되었다. 


사진출처 : 픽셀스


다음으로는 mbti에 드러난 성향별 공감대 형성이 이루어졌다. 어떤 특정 상황이나 선택지에서 S냐 N이냐에 따라서 반응이 달라진다는 질문지도 나왔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포대자루를 타고 한라산 내려오기 vs 트월킹 하면서 한라산 등산하기 중에 뭐가 더 힘들까?" 라는 질문에 대한 각자의 대답이었다. 나는 트월킹이 더 힘들 것 같은데? 생각하면서 트월킹하면서 한라산을 등산하는 상상을 짧게나마 했었다. 나와 같이 N 성향을 가지신 분들도 두 선택지 중 나름의 근거를 들어 하나를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S 성향을 가지신 분들의 반응은 대체로 '이런 생각은 왜 하는 거예요?' '골라야 돼요?' 등이었다. 


그리고 인상깊은 대화는 P와 J의 계획성에 대한 주제였다. 흔히 P들은 계획에 약하고 잘 지키지 않는 반면, J들은 철저히 계획하고 계획대로 움직인다는 특성으로 알려져 있다. 나는 P 치고는 계획을 잘 세우는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많고 딱히 시간 단위로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는 편이 아니라고 했다. 의외로 P라고 해도 계획을 세우는 데에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았고, J라고 해서 시간 단위로 꼼꼼하게 계획을 세우고 움직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대신 J들은 대체로 계획이 틀어지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아했고, P는 계획 세우는 행위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고 틀어져도 별로 신경 안쓰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수료증을 받았어요!


이렇게 즐겁게 대화를 나누다보니 1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오랜만에 과몰입해서 대화하니 즐거운 시간이었다.


개중에는 mbti라고 성격 유형을 나누고 사람을 제단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경계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이런 대화가 건강하고 즐겁다고 느낀다. 클럽에 참여하셨던 팀원 중 한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와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심리를 이해하고 공감하기에 mbti는 매개로 대화하면서 더 알아가고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나와 다른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그럼에도 mbti가 사람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는 건 상대방에 대해서 이해하려는 시도라는 생각이 들고, 그건 건강한 관계를 위한 요소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mbti 박사과정 학위증. 클럽장 파인님이 한분 한분 것을 만들어주셨다. 정성 대박!



아무튼, mbti 과몰입 박사과정을 무사히 수료했다. 파인님이 수료증까지 만들어주셔서 더 특별한 활동이었다. 다음엔 또 어떤 사내클럽이 열릴 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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