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선택하되 책임지도록

by 오징어별

무언가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에 어린이가 스스로 선택을 할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하다. 삶을 더 살아본 어른으로서 충분히 어떤 선택이 더 지혜로운지, 덜 불편할지의 감은 있겠지만 잘못된 선택의 결과가 그렇게 크지 않다면 어린이에게 그 선택권을 주고 선택을 해보는 경험을 통해 어린이는 책임감을 배우고,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다.


다만, 어린이들의 선택을 도울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선택으로 인한 예상되는 장점과 단점을 객관적으로 제시해 준다. 선택을 위한 시간을 주고, 자신이 한 선택으로 인한 이로움과 불편함은 스스로에게 있음을 명확하게 알려준다. 설명할 때 꼭 어른이 원하는 방향으로 선택하게끔 유도하거나, 뭔가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협박처럼 들려서는 안 된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아이들과 아침에 입을 옷을 선택하는 문제로 한동안 아침마다 의견 차이가 있었다. 내가 생각할 때는 추울 것 같은데 반팔 옷을 입는다든지, 더울 것 같은데 긴 옷을 입는다든지, 옷을 선택하는 문제로 아침마다 서로 에너지를 낭비하니 충분히 안내하되 스스로 선택하도록 방법을 바꿨다.


먼저, 아침마다 기상 뉴스를 함께 보았다. 최저 기온은 몇 도부터 최고 기온은 몇 도까지 올라가고, 그날의 날씨나 적절한 옷차림 등도 안내해 준다. 기온을 잘 모르는 어린이들도 매일 이 기상 뉴스를 보니 이 정도 기온이면 이렇구나 대강의 감은 생기는 듯했다. 그리고, 아빠는 이 정도로 입을 예정이다고 안내해 주고, 왜 이렇게 입을 것인지도 간단히 설명해 준다.


이렇게 하다 보니 확실히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고 무작정 떼를 쓰는 일도 이전보다 줄어들었고, 어떤 상황에서 자신의 선택에 따라 결과를 책임지는 습관도 기를 수 있었다.


지금도 같은 방법으로 입는 옷에서 더 폭넓게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고 있는데, 아이의 설명이 합당하고 충분히 가능하다고 하면 가급적 들어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합당하지 않거나 불가능한 부분이라면 해주지 못하는 반대 의견을 감정은 최대한 빼고 객관적으로 설명한다. 옷 선택에서 시작한 스스로 선택하는 연습이 어느 정도 몸에 익었는지 다행히 얼토당토않은 요구는 요즘은 거의 없는 듯하다.


충분히 설명해 주시라, 그리고 그 결과가 어찌 되었든 지지해 주시라, 그러면 어린이들은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힘을 길러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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