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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재 Nov 20. 2019

무의미

새벽의 일기

"그게 뭐라고....." 


요즘 나에게 가장 자주 드는 생각 중 하나이다. 모든 것이 무의미해 보이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과연 의미있는 일인가를 자주 생각한다. 글을 쓰다가도 지금 이걸 왜 쓰고 있는지 모르겠고, 공부를 하다가도 이걸 해서 뭐하나 싶다. 언제부터인지, 왜 시작됐는지 등은 전혀 알 수 없지만 지금 나를 지배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사실 이런 식의 사고방식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뭔가 삶이 가벼워진 느낌이 있다. 큰 의미를 두지 않으니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없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다. 


사실 내가 가장 경계하는 삶의 방식 중 하나는 무언가를 삶의 전부로 여기는 태도이다. "이것만이 내 삶의 전부야!", "나는 이걸 위해서 인생을 바칠거야!" 등의 태도이다. 이걸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지만 이런 식의 삶은 독선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고 다른 무언가에 관심이 옮겨졌을 때 느낄 허무함과 박탈감이 클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렇기에 지금의 나처럼 무언가에 큰 가치를 매기지 않는 것이 삶을 가볍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단점도 당연히 존재한다. 모든 것이 무가치하다고 여기니 삶이 가벼운 것을 넘어 공허해지는 느낌이다. 왜 사는 건지. 왜 이걸 하고 있는 것인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이런 무력한 질문들이 나를 지배한다. 그렇다고 꼭 내가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해야할 일은 하고 약속은 지키고자 한다. 때로는 나의 행동과 생각이 불일치하는 듯한 느낌도 든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할까? 무책임한 결론을 내자면 "모르겠다"이다. 내가 원해서 지금의 생각을 가진 것도 아니고 살다보니 자연스럽게 가진 생각이다. 여기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 생각에 사로잡힌다면 내가 이르게 될 결론은 하나 뿐이다. "그게 뭐라고 그렇게 고민했을까." 


살다보면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고, 그 변화는 꼭 자신이 주도해서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지금은 그저 이렇게 살고자 한다. 흘러가다 보면 언젠가는 변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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