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잘 지내셨나요. 저는 지난 6월 14일에 공군에 입대한 후 5주 간의 훈련소 과정과 1주 간의 특기학교 과정을 마친 후 수원에 있는 제10전투비행단에 조리병으로 배속 받아 4일 전 월요일에 도착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아직은 휴대폰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 제 근황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는 통로는 여기가 유일한 것 같아 조금 급하게나마 이 자리에서 인사드립니다(이 글은 생활관 내에 있는 사이버지식방에서 쓰는 글입니다). 항상 제 삶에서 큰 과제처럼 자리하고 있던 군대 문제를 직접 마주하고 나니 여러 가지 감정을 겪었습니다. 훈련 자체도 힘들고 새로운 사람들과 단체 생활을 하는 것과 사회에서 함께 지내왔던 사람들과 떨어져 지내는 것에 적응이 안 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들도 있었지만 다행히 좋은 동기들이 곁에서 많이 도와준 덕분에 힘든 시간들을 잘 견뎌내고 무사히 좋은 자대까지 배속받을 수 있었습니다. 군대에 오니 사회에 있던 많은 것들이 그리워지더군요. 집에 있을 가족들이나 사회에서 당연시 여기던 자유로운 생활, 내가 이렇게나 먹을 것에 집착하는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로 음식이나 간식 하나에도 좋아하면서 동시에 사회에서(심지어 자대에만 와도)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음식들에 집착하는 제 모습을 보면 스스로가 낯설어 지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잃은만큼 얻은 것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장 큰 건 무엇보다도 곁에서 힘이 되어준 동기들이겠죠. 내성적인 저에게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주고 제가 모르는 게 생겼을 때 선뜻 나서 도와준 동기들 덕분에 군 생활이 조금이나마 의미 있고 즐겁게 다가왔습니다. 앞으로 조리병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몸이 많이 고되고 힘들 예정인데 다행히 여기에도 좋은 선임분들과 동기들이 있기에 1년 반이 넘는 자대 생활도 잘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실 공군에 지원한 가장 큰 이유는 사회에서 해오던 글쓰기를 지속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른 군대라고 여가 시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군이 조금 더 자기계발을 위한 시간이 많다고 하기에 공군에 지원한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시간이 날 때면 사회에서 하던 것처럼 영화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을 지속하고자 합니다. 물론 예전처럼 자주 쓰지는 못 할테지만 군 생활 동안 제가 해오던 일이 완전히 단절되는 것보다는 앞으로의 제 경력에 있어서 훨씬 긍정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휴대폰을 받고 나면 여기 브런치 외에도 여러 가지 플랫폼을 통해 최대한 자주 소통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훈련 기간동안 틈틈히 써오던 글도 조만간 올릴 예정입니다. 얼마나 자주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횟수 자체에 집착하기 보다는 사회에서 해오던 것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여러분과 소통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제가 군 입대한 이후 코로나 상황이 많이 심해졌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부디 모두 몸조심하시고 한시라도 빨리 코로나 시국이 종식되어 가벼운 마음으로 사회에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건강한 하루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