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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민재 Feb 08. 2023

2022 외국영화 베스트 10

불완전한, 그러나 최선의 리스트

아무래도 먼저 사과의 말로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얼마 전 이미 다른 자리에서 2022년 최고의 영화 10편을 뽑고 그에 관한 단상을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그 영화들로 한 해를 마무리할 생각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사이에 제가 몇 편의 영화를 더 보면서 생겼습니다. 미처 보지 못한 영화를 보게 된 후 리스트를 수정하고 싶은 강박적인 욕구가 생겼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매번 리스트를 작성할 때마다 최대한 많은 영화를 보고자 하는 강박에 사로잡힙니다. 그렇게하지 않으면 제가 흘려보낸 영화들에 대한 어떤 죄책감에 사로잡히는 느낌이 들고는 합니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하려니 이미 저의 리스트를 본 사람들과 그 리스트를 받아주신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 같다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오랜 고민 끝에 저 자신에게 좀 더 진실된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이 옳을 것 같다는 판단 하에 약간의 수정을 거친 리스트를 작성했습니다. 혹시나 이 자리에서 이전의 리스트를 읽어주신 분들이나 그 허접한 리스트를 받아주신 분들이 계시다면 저의 이번 결정에 대해서 사과드리고 싶습니다. 어찌보면 별 게 아닌 걸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제 일상과 삶에서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의미로 받아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몇 편의 영화를 더 보고 수정을 했다고는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미처 지나친 영화들은 분명 제 뒤에 남아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더는 지난 해에 사로잡힌 채 살아가고 싶지 않았기에 한 해를 마무리하고자 불완전한 목록을 만들었습니다. 제가 선택한 2022년 최고의 외국영화 10편은 다음과 같습니다(올해는 따로 별점은 올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10. <서부 전선 이상 없다>-에드워드 버거



9. <매스>-프란 크랜즈



8. <풀타임>-에릭 그라벨



7. <리코리쉬 피자>-폴 토마스 앤더슨



6. <나이트메어 앨리>-기예르모 델 토로



5.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요아킴 트리에



4. <우연과 상상>-하마구치 류스케



3. <메모리아>-아피찻퐁 위라세타쿤



2. <맥베스의 비극>-조엘 코엔



1. <큐어>-구로사와 기요시



2022년 저의 최고의 영화는 구로사와 기요시의 <큐어>입니다. 올해 국내에서 처음 정식 개봉했다고는 하지만 1997년작인 이 영화를 리스트에 포함시키는 것이 맞는지 여러 차례 고민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저에게 안겨준 영화적 체험은 그 어떤 영화들보다 강렬했기에 리스트에 포함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10편에는 포함되어있지 않지만 브루노 뒤몽의 <프랑스>와 코코나다의 <애프터 양>, 안드레아 아놀드의 <카우>, 그리고 빅토르 코사코프스키의 <군다> 역시 인상적으로 본 영화들이었습니다. 저의 2023년은 이제서야 시작되는 것 같네요. 여러분의 2022년 최고의 영화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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