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가 현신한다면
당신의 웅크린 모습이겠지.
다리를 끌어 안고
존재를 반 토막 낸
현존의 보존을 위한
집중의 몸짓.
평일 저녁에
붙박힌 석상 하나가
동산이 어디냐
제기(提起)한다.
상시 짓는 미소로
상시 품은 눈물을
활보하는 의문만큼
당신을 펄떡이게 하는 것이 있는가.
'유'에서
'옷'이 된 당신
들판 위
면 돗자리를 깔고
햇살이 당신 이마를 해칠라 치면
나뭇잎이 가리고
그림자 늘어졌다.
융기된 당신의 볼은
미소로 이루어진 동산.
동산 위 강을
멈추지 말아라.
계속 제기해다오.
석상아,
'유'가 '옷'이 되어
활보하는구나.
제기해다오.
제기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