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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심플 Nov 03. 2020

애들이갔다 끼얏호!

거리두기의 중요성

 애들이 갔다 끼얏호!

 사실, 애들을 싸고 돌던 나였다. 원생활도 되도록 미루고 끼고 있고 싶어했다. 한 때는 홈스쿨링도 꿈꿨다. 그런 내가 쾌재를 부르며 소리없는 막춤을 추고있다.


 코로나여파로 아들셋과 뒹굴면서 절실히 알게 된 게 있다면, 거리두기의 중요성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바이러스로부터 지켜주듯, 아이들과의 거리두기는 내 정신건강을 지켜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안다. 그대가 엄마가 아니라면 너무 매정하게 들릴 것이다.

 하지만 누구와도 어느정도의 거리는 필요하다.   

 가족이 친구보다 가깝고, 친구가 남보다 가까운 것처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나는 엄마를 사랑하지만, 성인이 된 후 엄마와 함께 사는 건 쉽지 않았다. 그건 엄마도 마찬가지 였을 것이다.

 나는 남편을 사랑하지만, 남편이 명절연휴에다 휴가까지 붙여서 집에 있으면 싸우고 만다.

 같은 맥락에서 나는 아이들을 사랑하지만, 낮밤도 주말도 없이 아이들과 뒹굴면 미치고 팔딱 뛰기 직전에 이르고 만다.


 아이들이 모두 각자 갈길로 가고 내가 혼자일 수 있는 3시간.

 어깨가 아파도 참지 않고 한의원으로 달려가 1시간이 소요되는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다.  

 혹시나 나를 찾을 아이나, 아이를 맡아준 친정엄마 걱정없이, 조급함없이, 누구에게도 신세지지 않은 편안한 마음으로.


 장소선정이나 시간에 있어 친구의 배려없이  만나고, 서로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다.

 점심 한끼만은 오롯이 음식에 집중할 수 있다. 식탁 위아래로 떨어지는 음식들, 한번씩 돌아가며 물달라는 요구, 협조할 생각없는 조그만 입에 밥을   넣어야 하는 수고, 밥먹다말고 막내따라 화장실 가야하는 상황들은 전부 잊고.


 그 모든 것이 너무 행복해서 덤블링이라도 하고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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