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멍멍멍 Jun 06. 2020

"냄새"라는 단어가 주는 작은 불편함

 

우리가 자주 쓰는 "냄새"라는 단어는 쓰임새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가져다준다.


곰팡이 냄새, 상한 냄새, 썩은 냄새 등등 주로 불결하고 기분 나쁜 단어들과 함께 쓰이기에

그리 긍정적인 느낌의 단어는 아니다.  그냥 "냄새난다"라는 이 간단한 문장 자체에도 이미 부정적인 뉘앙스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가?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 단어를 빌리지 않고서는 맛있는 요리에서 풍겨오는 그것을 표현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외국어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일본에서는 '匂い' 와 '臭い' 란 한자로 의미를 구분하지만 발음은 둘 다 같으며

영어에서는 'smell' 이란 단어가 냄새가 좋고 나쁜 경우 둘 다 쓰인다.


더럽고 역한 그 무엇과 식욕을 자극하는 근사한 요리에 번갈아가며 쓰이는 운명을 가진 단어..


한 번은 냄새 대신 "향기"라는 단어를 쓰면 어떨까 생각해 본 적도 있지만 보통 꽃이나 식물이름과 함께 사용되고 음식과 같이 쓰이기에는 그리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냄새가 아주 좋네요."



음식을 만들고 있는 사람이 들으면 참 기분 좋아질 말이지만

가끔 마음 한 구석에서 올라오는 아쉬움이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