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낚았으면...그들은 웃었을까.
삶을 낚는 어부들의 손에는
팽팽한 줄이 걸려 있다.
줄 끝자락에 맞물려 있는 커다란 그물 안에는
오늘 한 끼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돈도 들었을 것이고,
작은 녀석에게 과자 하나 사줄 수 있는 든든한 어깨도 담겨 있을 것이다.
삼사십 분이 넘도록 어부들은 줄을
가슴으로 끌어당기고 또 끌어당긴다.
하지만 그물이 묶여 있는 줄은 쉽게 당겨지지 않는다.
삶이 어렵고 힘드니
차라리 줄이라도 쉽게 당겨진다면 좋으련만.
시간은 흘렀고, 어부들은 여전히 사투를 벌였다.
20분, 30분, 한 시간이 지나도 줄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두 시간, 세 시간이 지나자
어부들의 팔과 등은 이미 힘에 겨워 떨려 보였지만, 그마저도 이들에게는 익숙해 보였다.
그물의 줄과 어부들의 삶은
꼭 닮아 있다.
서로 나란히, 평행선을 그리듯
함께 버티고, 함께 당겨진다.
늘 돈이 없다고 잔소리를 하는 아내에게
오늘은 엷은 미소라도 건넬 수 있길.
노령의 부모님께 고기 한 근 사갈 수 있는
작은 기쁨도 담겨 있길.
피곤한 하루 끝에 담배 한 입 물고
잠시 숨 돌릴 수 있는 여유도 스며 있길.
그렇게 어부들은 줄을 당기며 묻는다.
오늘, 그물 속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까.
어렵게, 온 힘을 다해 가슴으로 당기고
가슴을 향해 끌어당긴 줄 끝자락에서
마침내 기대가 끌어 올려졌다.
영차 영차 영차….
그런데
끌어 올린 모든 기대와 바람들은
변덕스러운 파도에 쓸려 가버린 듯하다.
어부들의 표정이 어둡다.
늘 하얀 이를 보이며 웃던 얼굴이
낯설게 굳어 버린다.
결국
한순간에 휩쓸려 간 희망들은
고작 2천루피,
초라한 값에 팔려 나갔다.
한 끼를 책임질 돈도,
작은 아이에게 과자 하나 사줄 든든한 어깨도,
늘 잔소리하던 아내의 엷은 미소도,
피곤한 하루 끝에 허락된 작은 호사도
고작 2천루피에 팔아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