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한 방울
가끔 이 세상에 쌀쌀하게 맞을 때가 있다.
최근에는 차가워진 바람에게 쌀쌀하게 맞았고,
선배의 눈빛에 쌀쌀하게 맞았고,
외지에서 가족이 그리워지는 마음에도 쌀쌀하게 맞았다.
심지어 차가운 공기만 느껴져도 두통을 불러오는 내 몸조차
나를 쌀쌀하게 맞고 있는 모양이다.
그 모든 것에 나는 착하게만 대하려고 애쓰지만,
모든 것이 그 착함을 외면하고 폭발하는 것도 신기하다.
그렇게 쌀쌀하게 맞고 힘없이 들어온 어젯밤,
집의 온도는 25도였다. 따뜻했다.
내가 사랑하는 그 난방기 덕분이다.
최근에 날씨가 추워져서 두 번째 베란다 문을 닫아버렸다.
그 슬라이드 문 사이로 흐릿하게 보이는 그림 하나 —
예전에 우리 집에 놀러 온 친구 아이들이 선물해 준 그림이었다.
그중 하나가 나를 미소 짓게 했다.
검은색 구름 아래 파란색 비가 내리고,
그 아래에는 주황과 노랑이 섞인 귀여운 우산,
그리고 그 우산 옆에서,
그 무거운 우산을 포기하고 행복하게 춤추고 있는
녹색 옷의 스타일리시한 소녀.
“이게 누구야?” 하고 물었더니, 아이가 말했다.
“이거, 언니예요.”
그 추억을 떠올리는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다.
나는 그 그림 속 소녀를 나로 상상해 보았다.
비 아래에서도 행복하게 춤추는 나로.
그 순간, 행복의 방울 하나가 생성되고 퍼지기 시작했다.
내 방 안의 긍정적인 글들, 사진들,
귀여운 소품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하루를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침대에 누웠다.
요즘 내가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행복은 한 방울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퍼지기 시작한다는 것.
가끔 그 시작은
긍정적인 글 한 줄이 되기도,
행복한 그림이나 좋아하는 노래,
맛있는 음식, 따뜻한 칭찬,
그리고 가벼운 농담이 되기도 한다.
어젯밤, 내가 다짐하고 잠든 것은 이 하나였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은 누군가의 ‘행복의 방울’이 되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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