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소녀, 따뜻한 삶 속의 한걸음"

7화-버스 스캔들들

by Sri sankar

지역 버스에는 오른쪽에 세 자리, 왼쪽에 두 자리가 나란히 놓여 있었고, 맨 앞 오른쪽에는 기사님 옆 한 칸이 바로 버스 안내원의 자리였다. 안내원은 승객에게 표를 주고 돈을 받는 일을 했고, 정류장마다 휘파람으로 출발·정차 신호를 보내는 것도, 받은 돈을 정리·계산하는 것도 모두 안내원의 일이다.

사람이 많은 버스에서는 안내원이 오갈 자리가 좁아 몸을 비집고 지나가야 했다. 도로가 대부분 1차선인 동네에서는 기사님이 경적을 자주 울려 길 상황을 알리는 일이 잦았다. 그렇게 많은 불편함도 있었지만, 그중 하나의 장점은 미니버스의 노래였다. 미니버스는 정부가 아닌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던 버스다. 요금은 조금 비쌌지만 승객이 적고, 좋은 노래를 틀어줘 편안하게 해준다. 창가에 앉아 지나가는 마을 풍경을 바라보며, 적당히 부는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80·90년대 노래를 듣는 기분은 마치 천국 같았다.

이 미니버스의 안내원들은 주로 젊은 남자들이었고, 그래서인지 여고생·여대생들 사이에서 작은 연애 스캔들이 자주 일어나곤 했다. 한때는 어떤 직업보다도 연애에 성공한 사람이 미니버스 안내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좋아하는 여자가 타면 그에 맞는 노래를 틀어주고, 달콤한 사랑 노래를 배경 삼아 자신이 한 편의 주인공이 되어 버리곤 했다.

안내원뿐 아니라 그 버스를 타는 남학생들도 종종 이야깃거리가 되었다. 사람이 적은 버스에서도 남학생들이 매달리듯 서서 가는 습관이 있었고, 그런 행동을 ‘멋있다’고 보는 시선이 있었다. 그럴 때면 마음에 드는 여학생에게 가방을 맡기며 호감의 신호를 전하기도 했다. 오래 바라보는 것이 호감의 표현으로 여겨지며, 상대가 웃어줄 때 전화번호를 묻는 등 관계가 다음 단계로 이어지기도 한다(그때만 해도 전화번호를 바로 물어보면 여자들이 뺨을 때리거나 무서운 아빠나 오빠를 불러오는 일이 있어서, 계속 쳐다보고 그 여자도 나를 바라보면 조심스레 전화번호를 물어보는 식으로 단계별로 연애가 이어졌다). 여전히 버스들과 노래는 천국 같은 조합으로 수많은 사랑 이야기들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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