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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 록 Jul 17. 2017

브랜드 살롱, Be my B:runch

뜨리앙 X 브런치 X 브랜드


새롭게 시즌 1을 시작한 브랜드 살롱, Be my B의 첫 주제가 '브런치'인 것을 보고 바로 신청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공교롭게도 바로 호주 브런치 전문점 빌즈에서 건강한 음식을 먹고 브런치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져있을 때였다. 그렇게 모임 신청을 하고 일상이 바쁘다고 뜨리앙에 대해서는 알아보지 못한 채로 토요일 오전, 서둘러 모임에 참석했다.

멤버들이 모두 모이자 모임의 주최자이신 우승우 님의 간단한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어색하지만 필수 불가결한 자기소개를 하였다. 그렇게 소개를 대략 1시간 정도를 하고 나니 우리는 배가 고파 음식을 준비하시는 셰프님들을 힐끗거렸다. 그 마음을 읽었는지 뜨리앙의 오너이신 동사장님은 음식을 곧 서빙될 것을 알려주시며 음료 주문을 받으셨다. 나는 로즈향이 나는 차를 주문하였고, 두 번째는 보리수를 주문하여 마셔보았는데 모두 만족스러웠다. 마시지 못한 커피 맛도 궁금하였다.


이번 브런치는 신기하게도 코스 요리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요리, 브루스케타


바삭한 바게트 위에 토마토, 양파, 새우, 사과 등을 소스에 버무린 뒤 정성스럽게 발사믹과 토마토소스를 올린 요리로 브런치 코스 요리의 가볍지만 인상적인 시작이 되어주었다. 한 입 한 입이 감탄을 자아냈다. 사실 첫 한 입은 사람의 첫인상만큼 중요하다는 것이 나의 지론! 그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브루스케타의 첫 한입은 요리 자체의 맛과 더해서 오픈 키친이 주는 경험의 역할 또한 크다고 느꼈다. 나는 지금껏 오픈 키친이라 하면 주방의 위생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공간이 주는 경험은 음식의 맛과 분위기를 좌우하고 하나의 온전한 식사 경험을 완성한다.

모임 멤버 간의 소개가 진행되는 동안 주방밖에 있는 간이 식탁에서 플레이팅을 하는 셰프님들을 직접 볼 수 있었고 눈 앞에서 소스 한 방울까지 정성스럽게 올리는 셰프님들을 보며 소스를 올리는 것도 요리의 일부분이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였다. 감탄은 요리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지고 더 이상 음식의 기준은 '맛이 있다', '맛이 없다'로 판단하는 것이 아닌 그저 '감사함'으로 다가온다. 공간이 주는 편안함은 음식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것은 실내 디자인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호흡으로 채워져 이루어진다.


두 번째 요리, Salmon Dish Plating

연어를 좋아해서 생연어, 구운 연어, 튀긴 연어 모두 자주 찾아먹는 나에게 매우 낯선 색감의 새로운 연어가 놓였다. 셰프님은 접시를 올리며 바로 설명을 해주었지만 나는 신기함과 동시에 느낀 놀라움에 설명을 잘 들을 수 없었다. 나중에 페이스북 뜨리앙 페이지를 통해 요리에 대해서 찾아보았다. 다소 생소한 색감의 연어 요리는 혜민 수셰프의 아이디어를 중점으로 변화를 준 요리이다. 연어의 주황색이 식상하다고 생각하였고 입맛을 당길 수 있는 부분이 적다고 생각하여 색감을 조금 더 식욕을 당기게 만들고 화사해 보이게 비트루트 주스에 fennel과 dill, honey, sea salt, lime zest를 넣고 6시간 정도 마리네이드 후 건조하였고, 그 결과 비린맛은 사라지고 육질이 탱탱해진다고 한다. 여기에 아루 굴라와 파슬리는 강한 맛과 향으로 인해 살짝 튀겨 얹었다. 셰프님들은 이러한 정성스러운 요리가 나와 같은 게스트들을 놀라게 하도록 의도하였다. 셰프님들의 의도와 기대대로 나는 눈으로 한 번, 맛으로 두 번 놀랐다. 연어는 원래의 부드러움은 간직하고 상큼함이 곁들여져 느끼함은 적었다. 그리고 함께 먹은 파슬리와 제스트는 연어와 매우 잘 어울리며 생선 특유의 비릿함과 연어 고유의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많은 게스트들이 요리를 보고 놀라움에 상기되었을 때 셰프님은 단순한 한 끼 식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이닝에서 새로운 음식과 새로운 경험을 주고 싶었다고 하였다.

세 번째 요리, 제철 과일 샐러드

요리에 곁들여 입맛을 한층 돋우는 것은 신선하다 못해 싱싱한 샐러드이다. 이때 샐러드는 조리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어떤 요리보다도 재료의 신선함과 재료끼리 또는 소스와의 조화가 중요한 요소이다. 샐러드에서 자두의 신 맛과 살짝 달달한 소스는 신선한 채소와 잘 버무려져 자꾸만 손이 갔다.

네 번째 요리, 감자튀김

원래 코스 요리에는 없는 메뉴인데 캐주얼한 브런치 메뉴로 추가되었다고 한다. 금방 튀긴 감자가 맛이 없으려면 힘들지만 그렇다고 엄청 맛있기도 힘들다. 그런데 웬걸, 우리는 연신 맛있다고 연발하며 먹었으며 몇 차례 그릇을 채워주셨다.

다섯 번째 요리, Cream corn with bacon sofrito, basil pesto

최상의 초당 옥수수로 개발한 메뉴로 요리뿐만 아니라 코스 어느 부분에 넣을지, 앞 뒤 코스와 큰 거리낌 없이 조화를 이룰지, 한 포션의 양과 가격 등 음식 외적인 부분에서도 의논할 것이 많았다고 한다. 이러한 셰프님들의 깊은 토론의 결과로 나온 메뉴라는 것이 한 껏 느껴지는 메뉴였다. 나올 때 소스를 직접 올려주시는데 그때부터 나는 한 입이 어떨지 상상하며 기대에 푸 불었고, 그 큰 기대를 채우고도 더 큰 만족을 주었다.


수저에 부드러운 닭가슴살과 옥수수 소스와 함께 한 가득 올려 첫 한입을 넣었을 때의 순간은 지금껏 먹어왔던 닭가슴살을 예상했던 나에게는 충격적일 정도로 부드러운 한 입이었다. 오히려 닭다리살의 부드러움에 가까웠지만 느끼함은 전혀 없는 담백함을 보면 닭가슴살인 것도 분명했다. 또한 옥수수는 버터에 굽거나 조리하기보다 물에 삶아 먹는 것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옥수수의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셰프님들께 감사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이지 나의 기쁨과 즐거움을 표현할 수 있을 만큼 내가 춤을 잘 췄더라면 춤을 추었을 것이다.


황홀했던 식사 시간을 마치고 동사장님의 '조빱' 창업 스토리를 1시간가량 들었다. 식사로 채운 에너지를 온전히 집중하여 들으니 시너지가 나는 것만 같았다. 큰 그림이었던 걸까.

울먹거리셨던 인희 셰프님을 보다가 열정이 고스란히 느껴져 나 또한 뜨거움을 느꼈다.

프로 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그녀들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음식을 사랑하는 마음을 더 거리낌 없이 전달할 수 있었다. 더 깊이 표현하고 싶었지만 표현력이 부족해 단순하게 반복되는 맛있다는 말로 밖에 전달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식당이 음식이라는 하나의 배고픔을 채우는 공간을 넘어 식사의 오감을 경험할 수 있게 해 준 셰프님, 동사장님, 브랜드 살롱 운영진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진행자 Bama Dong님의 후기

https://www.facebook.com/trianthedining/posts/1353747631405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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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 Sangwook Lee님의 후기
https://www.facebook.com/chungsae/posts/1021341492367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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