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여행 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ok 록 May 24. 2016

내가 경험한 이란 문화

(1) 음식 편/ 아침 점심 저녁 

 이란에 가서 첫 아침을 맞이했을 때 나는 식탁을 보고 놀랐다.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는 종이처럼 납작하게 널려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그건 다름 아닌 빵이었고 빵을 워낙에 좋아하는 나는 먹자마자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종이처럼 납작하게 접혀있는 빵은 발효가 되지 않았고 이름은 라바쉬었다. 이란에서는 라바쉬를 아침마다 먹는다고 하였다. 나는 이 주간 머물면서 아침을 단 하루도 빼먹지 않고 라바쉬와 호두, 잼 그리고 치즈와 함께 했다. 그리고 이란의 어느 집을 가도 똑같은 아침을 차려주셨다. 

아침마다 먹는 라바쉬와 아침 식탁 풍경. 라바쉬, (소 또는 염소) 치즈, 고소한 호두와 입맛에 맞는 잼을 함께 먹으면 따로 먹을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나는 특히 체리 잼을 즐겨 먹었다. 아침을 많이 먹는 나는(점심, 저녁도 많이 먹지만) 라바쉬 서너 장은 거뜬히 먹곤 했는데 이란인들은 간단히 아침을 즐기는 듯 싶었다. 그리고 그들은 항상 차를 마셨는데 아침에도 역시 진한 홍차를 마셨다. 독일에서 아침에는 홍차 대신 녹차를 마시라는 할아버지가 생각났다.  

점심과 저녁은 비슷한 메뉴를 먹었는데 주로 케밥을 먹었다. 케밥의 종류는 다양했으므로 질리지는 않았다. 이란 음식은 모두 기름기가 많았는데 처음에는 맛있었으나 점점 느끼함이 더해져 나는 담백한 요구르트를 꼭 함께 먹었다. 그들은 한국처럼 쌀을 먹었는데 찰진 한국 밥과는 다르게 흩어지는 밥이라 내 입맛에는 맞지 않았다. 그리고 밥과 함께 감자와 빵을 주식으로 먹고 있었다. 빵은 라바쉬 말고도 몇 가지가 더 있었는데 대부분 납작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하루는 길을 걷고 있는 나에게 빵집을 구경하라며 손짓하여 의심 없이 따라가서 신기하게 구경을 하고는 따끈한 빵을 시식으로 먹고 온 적이 있었다. 그들은 화덕 피자를 구울 때처럼 화덕을 이용하여 빵을 굽고 있었다. 사람들은 저녁 식사 시간이 되기 전에 빵을 사기 위해 줄을 길게 섰다. 그리고 갓 나온 따끈한 빵을 접어주면 그대로 들고 갔다. 봉지에 넣지 않고 들고 가는 빵을 보자니 대학교 때 책을 굳이 손으로 들고 갔던 포즈가 떠올랐다. 왜 떠올랐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이란은 종교적인 이유로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그 대신 그들은 돼지고기를 제외한 닭고기, 소고기와 양고기를 즐겨 먹는다. 그리고 술이 금지되어 있는 만큼 탄산음료와 주스를 즐겨 마시는 것 같았다. 토마토와 오이는 간식으로도 자주 먹었는데 오이는 생김새가 한국에서보다 1/2배 작아 너무 귀여웠다. 가지를 좋아하는데 가지 요리도 많아 행복했다. 그리고 나는 이란에서 행복한 똥똥이가 되었다. 친구는 이란에서 일주일 만에 3kg를 쪘다고 하였는데 나는 그걸 깨고 지금도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다음 편에서는 내가 밥보다 사랑하는 디저트에 대한 글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란? 이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