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Poem

바람아

by 홍시궁

바람아,

나를 베어다오.


마을 안 밭길 사이로

짓쳐 달겨드는 햇살과 더불어

와락 나를 베어라.


방금 모내기 끝낸 논 위로

가늘게 흐르는 바람아, 너는

기어코 내 마음을 베어 다오.

내 마음의 폐허에

너의 날을 곧추 세우고

시퍼렇게 잘린 생채기 위로

먼 데 아픔이 변산에 깃들게 하라.


모 위로 부는 푸른 바람으로

온 마음 가득 피어오르는

머언 흙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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