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참새
회사 앞 천도교중앙대교당 앞 좁은 골목에
간판도 없는 허름한 노포가 하나 있는데,
김치찌개 맛이 좋아서 점심에는 사람들로 뽀글거린다.
이십 여 분을 기다린 끝에
좁은 골목에 펼친 탁자에서 겨우 주문을 내었는데
어디서 쬐끄만 참새 한 마리가 포르르 날아와서는
교당 울타리 나뭇가지에 앉아서 두릿거린다.
오랜만에 친구놈하고 회사 뒷담화 까며
오뎅 사리까지 추가해서 맛있게 먹고 있는데
그 참새놈이 자꾸 짹 째액 짹짹 소란스러웠다.
- 절루 가, 이 놈 시키!
친구놈이 손으로 지청구를 놓아도 아랑곳하지 않더니
되려 탁자 옆으로 내려앉아 쪼르르 돌아다녔다.
- 밥 달라는 거 아이가. 함 주바라.
친구놈이 젓가락으로 밥 알갱이 몇 개를 던져주자
부리로 잽싸게 밥알을 물고 담벼락으로 가더니
누가 뺏을세라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해치워버렸다.
그 놈이 다시 탁자로 와서 포드덕 홰를 쳐대길래
모른 체하고 오뎅 사리를 찾아 열심히 먹는데
탁자하고 울타리 사이를 날아다니며 시위를 했다.
게다가 좀 큰 참새 한 마리까지 합세하는 걸 보고는
친구놈이 피씩 웃으며 한 마디 툭 내뱉었다.
- 일마들 이거 우리 신세하고 똑같네.
지 스스로 밥 못 찾아 묵고 밥 달라고 난리치는 거 봉게네.
그 말 끝에 아주 잠깐 눈이 마주친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김치찌개에 코를 박고 밥만 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