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아름다운 집

쉼의 자리, 회복의 시간, 그리고 다시 떠나는 믿음의 순례

by 박시룡

고난 너머, 영적인 아름다움

고난이 있다면, 그 너머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은혜가 있다.

나는 독일의 한 조용한 마을,

그곳의 한 ‘아름다운 집’에서 주님의 선물 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곳에서 매 끼니마다 단지 음식이 아니라, “주님의 생명”을 받아먹는 은혜를 경험했다.

7-6 The Last Dinner (2022).jpg 그림 7-1: 제자들에게 떡을 건내시며 이것은 내 생명이라 말씀하셨던 예수님.

“나는 생명의 떡이니, 나를 먹는 자는 영원히 살리라7-17.”
(요한복음 6:35)

그것은 단순히 일용할 양식에 대한 감사가 아니었다.
그 생명의 떡은 내 안에 주님의 숨결을 새롭게 불어넣었고,
그 순간 나는 내 삶의 방향이 바뀌어 가고 있음을 느꼈다.

사도 바울은 말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낙심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가나, 우리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집니다".(고후 5:16)


번연의 소설 속 ‘아름다운 집’

『천로역정』 속 크리스천도

여정의 중간에 ‘아름다운 집(The House Beautiful)’이라는 쉼터에 들른다.
그곳에서 그는 세 여인 분별, 경건, 자애를 만나 깊은 대화를 나눈다.

7-1 Compassion and the Christian (2020).jpg 그림 7-2: 아름다운 집에 도착한 크리스천에게 위로를 전하는 자애

그들은 크리스천에게 묻는다.

“왜 이 길을 떠났는가?”
“세상의 유혹은 아직도 남아 있는가?”
“사랑하는 자들을 믿음의 길로 초대하려 애써왔는가?”

이 질문들은 단순한 대화가 아니었다. 그것은 믿음의 거울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질문은 우리 모두에게도 향한다.


믿음의 조상들이 남긴 이야기

아름다운 집 안의 서재에는 믿음의 조상들의 기록이 가득했다.
기드온, 바락, 삼손, 다윗, 사무엘…
그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하나님을 신뢰했다는 것이었다.

“세상은 그들을 감당치 못하였으며,
혹독한 세상의 끝자락을 유랑하며 믿음을 지켜냈다.”
(히브리서 11:38)

그들의 이야기는 크리스천에게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믿음의 무기였다.

7-2 Christians of the Early Church Martyred by Burning at the stake (2022).jpg 그림 7-3: 화형대 위에서 순교하는 초대교인들,고난의 불길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신앙의 불꽃.

영적인 무장 – 전신갑주

다음 날, 크리스천은 ‘병기창고’로 안내받는다.
그곳에서 그는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전신갑주를 살펴본다.

진리의 허리띠,
의의 흉배,
복음의 신발,
믿음의 방패,
구원의 투구,
성령의 검.

그는 단지 쉬기 위해 그곳에 머문 것이 아니었다.
다시 걸어가기 위해 무장하기 위해 그 자리에 있었다.

그는 다시 분별로 부터 기쁨의 산을 안내받고 순례의 길을 걸었다.

7-3 Mountains of Joy (2020).jpg 그림 7-4: 분별이 크리스천에게 기쁨의 산을 보여주다

쉼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내가 독일에서 받은 쉼도 그러했다.
그곳에서 나는 영적인 식탁에 앉아 하나님의 생명을 받아먹었고,
지친 몸과 마음은 회복되어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

아름다운 집은 도착지가 아니라, 도약대였다.
회복된 자만이 다시 길을 걸을 수 있고,
두루마리를 되찾은 자만이 기쁨의 산을 넘을 수 있다.


독일에서의 여섯 해, 하나님의 선물

나는 독일에서 여섯 해를 보냈다.
그곳은 유학의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회복과 영적 무장의 시간이었다.

거기서 나는 세 명의 ‘믿음의 동역자’를 만났다.


베렌트 부인 (C. Behrendt) – 부모처럼 나를 돌봐준 자애의 사람.

· 하이너 (Heiner Doersam) – 경건한 친구이자 언어의 벽을 넘어 내게 손을 내민 사람.

· 슈미트 교수 (U. Schmidt) – 분별의 사람, 나를 학문의 길로 이끈 지도자.

7-4 Frau Behrendt,  friend Heiner and Professor Schmidt (2021).jpg 그림 7-5: 베렌트 부인, 찬구 하이너, 슈미트 교수

그들의 사랑과 헌신이 없었다면 나는 오늘의 나로 서지 못했을 것이다.
그들은 나의 ‘분별’, ‘경건’, ‘자애’였다.


황새와 함께한‘쉼의 마을’

프랑스 알자스에 위치한 리보빌레(Ribeauvillé)는

황새와 인간이 함께 사는 마을이었다.
지붕 위마다 황새의 둥지가 있었고, 사람들은 그 곁을 지나며 평화를 배웠다.

그곳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가 그대로 드러난 샬롬의 마을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생명의 질서를 다시 묵상했다.
“황새가 아기를 물어다 준다.” —

그것은 단순한 전설이 아니라,

생명의 순환과 하나님의 사랑의 비유처럼 다가왔다.

7-5 Stork Village, Rivauvilles, Alsace, France (2010).jpg 그림 7-6: 리보빌레의 황새 둥지와 마을 전경

독일 개신교 기숙사 - 믿음의 공동체

내가 거주하던 기숙사는

독일 개신교회(Evangelische Kirche)가 운영하는 공동체였다.
그곳은 누군가가 평생 살던 집을 교회에 기증한 곳으로,

돈이 없던 내게는 진정한 하나님의 집이었다.

매주 수요일 저녁마다 예배와 성찬이 있었다.
한국의 예배와 달리,

독일 교회는 거의 모든 예배에서 성찬을 드린다.

“너희가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영생을 가졌고,
마지막 날에 내가 그를 다시 살리리라.” (요 6:54)

성찬은 단순한 의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 영혼을 무장시키는 시간,
다시 걸어갈 힘을 주는 하나님의 손길이었다.


주님의 식탁과 순례자의 다짐

성찬은 과거의 추억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의 만남이다.
예수님은 지금도 말씀하신다.
“네 식탁은 내가 함께하는 현재의 식탁이란다.”
그때마다 나는 고백한다.
“주님, 제 안에 사시는 이는 이제 제가 아니라, 그리스도이십니다.”

순례자의 묵상

· 나는 어디서 쉼을 얻고 있는가?

· 나의 ‘아름다운 집’은 어떤 모습인가?

· 나는 전신갑주로 무장되어 있는가?

· 하나님이 다시 나를 보내시는 길은 어디인가?


순례자의 기도

“주님, 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쉼이 끝이 아니라, 회복과 새 출발이 되게 하소서.
분별과 경건, 자애로 저를 세워주시고,
전신갑주로 무장시켜 다시 순례의 길을 걷게 하소서.
주님과 함께라면, 어디든 기쁨의 산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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