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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수림 Jul 13. 2019

스트레스가 나를 망가뜨리지 않게 하려면?!

만성 스트레스로부터 나를 지키는 세 가지 방법

  스트레스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일이란 참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스트레스는 감정적으로도 사람을 힘들게 만들지만, 육체적으로도 많은 해악을 끼칩니다. 스트레스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이미 익히 들어서 너무나 당연하게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가 얼마나 몸에 좋지 않은지, 그리고 어떻게 또 다른 질병이 생기게 만드는지가 매일 뉴스와 신문 기사에 갱신됩니다. 어쩌면 스트레스가 내 몸에 좋지 않다는 그 사실 자체가 또다시 스트레스가 되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요.


이 놈의 스트레스!



  '스트레스'의 개념을 처음으로 의학에 적용시킨 사람은 캐나다 내분비학자 한스 셀리에입니다. 스트레스 반응을 발견한 것은 사실 한스 셀리에가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일입니다. 원래는 옆 실험실의 생화학자가 동물의 난소에서 분리한 어떤 물질을 규명하기 위해 직접 쥐 실험을 하던 중이었는데, 한스 셀리에가 쥐를 다루는 것이 너무 서툴러서 쥐에게 난소 추출물이든 식염수든 주사를 하는 과정이 쥐들에게 큰 스트레스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쥐들과 매번 한바탕 소동을 벌이면서 실험을 한 것이 쥐들의 부신이 커지게 만들고 면역 조직이 위축되게 만들었으며, 위궤양이 생기게 만든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실험 주제를 바꾸어 쥐에게 몹쓸 짓들을 해서(지붕 위에 올려두기도 하고, 더운 보일러실에 두기도 했으며, 일부러 상처를 내고 치료해주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결과를 보았더니 이전 쥐들에게 생겼던 반응과 비슷한 신체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리하여 1936년에 '네이처'지에 'A syndrome Produced by Diverse Nocuous Agents(다양한 유해 자극으로 생긴 증후군)'이라는 논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고, 이 논문이 우리가 현재 이야기하는 '스트레스'라를 용어를 사용하게 만든 시초가 되었습니다.  



좋은 스트레스도 있다?



  사실 스트레스가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적절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면역력을 강화시키고 두뇌기능을 향상하며 산화손상에 대한 회복력을 키워줍니다. 그리고 집중력을 높여주고 일에 대한 생산성을 향상하기도 하죠.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이루어진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임신 기간에 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산모의 아이들은 출산 후 만 2세가 될 때까지 그렇지 않았던 아이들에 비해 발달이 촉진되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스트레스가 '만성'이 되었을 때에는 모든 좋지 않은 현상들이 일어나게 됩니다. 불안하고 우울해지게 만들며,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높이고 비만, 당뇨, 고혈압, 위장관 장애를 가져오며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위험률을 높이고 면역체계를 억제시킵니다. 뼈와 근육은 약하게 만들면서 내장지방은 축적하게 만듭니다. 전혀 달갑지 않은 일들이죠.



스트레스 호르몬 = 코르티솔?



  이러한 현상들이 일어나는 것은 스트레스에 대한 우리 몸의 신경내분비 작용 때문입니다. 특히 부신에서 생성되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와 카테콜아민이 관여하는데, 만성 스트레스에서 크게 작용하는 것은 코르티솔이라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입니다. 코르티솔은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그동안 코르티솔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어서 꼭 코르티솔이 '나쁜 호르몬'인 것처럼 생각될 수도 있지만, 실은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여 신체가 최대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호르몬이랍니다. 단지 스트레스 상황이 오래 지속되게 되면 그러한 코르티솔의 역할들이 우리 몸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될 뿐입니다. 


  그리고 코르티솔과 함께 언급되는 또 다른 호르몬이 있는데 바로 DHEA입니다. DHEA도 역시 코르티솔처럼 부신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인데, 코르티솔이 부신의 바깥 부분(피질)에서 생성되는 반면에 DHEA는 안쪽 부분(수질)에서 생성됩니다. 그리고 코르티솔은 우리 몸에 있는 것들을 분해(?)시켜서 당장 연료로 쓸 수 있게 만들어준다고 한다면, DHEA는 반대로 뼈와 근육을 재생시키고 면역체계를 개선시키는 등 코르티솔로 인해 생기는 현상들을 복구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과 같은 성호르몬의 전구물질이기도 하고, 우리 몸을 안정시키는 호르몬으로 볼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나를 망가뜨리는 과정?!



스트레스는 나를 어떻게 잠식하는가?



  셀리에는 스트레스 반응이 3단계로 일어난다고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이를 일반 적응 증후군(General Adaptation Syndrome)이라고 불렀습니다. 1단계는 각성기(Arousal)로 가끔씩 발생하는 스트레스로 인해 코르티솔과 DHEA가 증가하는 시기입니다. 코르티솔 분비가 많아지면서 짜증이나 불안, 무기력한 느낌이 들며 밤에 식은땀이 나거나 근육이 파르르 떨리리도 합니다. 잠이 잘 오질 않고 단 음식이 당기거나 공복을 견디기 힘들어지죠. 체질에 따라서는 살이 찌기도 합니다. 감염성 질환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져 장염이나 독감에 유독 잘 걸리게 되기도 합니다('유행에 민감한 사람'이 되는 것이죠). 그렇지만 스트레스 상황이 끝나면 곧 회복되게 되며 특별한 증상을 더 남기지 않고 단순히 자극만 받는 단계입니다. 



  그렇지만 스트레스 상황이 끝나지 않고 계속되면 2단계인 적응기(Adaptation)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때에는 코르티솔이 만성적으로 상승하는 반면에 코르티솔의 뒤처리를 하는 DHEA가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그러면서 감정 변화가 심해지고 우울해지거나 불안해지며, '스트레스받는다'라고 느끼게 되죠. 내당능 장애가 생기거나 혈압이 높아질 수 있고, 갑상선 호르몬과 성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갑자기 없던 여드름이 성인기에 생기기도 하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 수도 있죠. 살이 몸의 중심부(일명 뱃살)로 찌는 느낌이 들고 골밀도가 감소하거나 위장관 장애가 생기기도 합니다.



  2단계가 넘어가도록 스트레스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고갈기(Exhaustion)인 3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코르티솔도 DHEA도 모두 고갈되면서 우울과 만성 피로, 심한 무기력증에 시달리게 되죠. 어떤 것에도 집중을 할 수 없게 되고 잠자는 시간이 지나치게 늘지만 수면의 질은 떨어져 계속 더 자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고 근육통이 생깁니다. 짭짤한 음식이 당기게 되고 조기폐경이 되기도 합니다. 몸 여기저기에 염증이 잘 생기거나 알레르기 질환이 생기기도 하죠. 누워있다가 일어날 때, 혹은 갑자기 자세를 바꿀 때 어지러움이 생기고 쉽게 멍이 들거나 상처가 생기면 회복이 더뎌집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스트레스 대처법!


스트레스가 나에게 오는 것을 막을 길이 없다면?!



  지금까지 스트레스에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스트레스가 지속됨에 따라 어떤 현상들 혹은 증상들이 생기는지를 설명드렸습니다. 그럼 이 굴레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는지도 알려드려야겠죠? 물론 스트레스 상황이 빨리 종결되거나, 내가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 상황이 생기지 않으면 가장 좋겠지만 그건 우리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까요. 지금부터 알려드리는 3가지는 스트레스로 인해 생기는 신경내분비적 변화, 즉 호르몬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입니다. 우리 몸이 '스트레스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 놀음'에 놀아나지 않게 막을 수 있죠.



첫 번째,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호르몬은 생체 시계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하고, 점심이나 저녁식사도 거르지 않고, 늦지 않게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습니다. 낮에는 햇살을 맞이하러 야외로 나가서 적당한 활동이나 산책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날씨가 좋지 않아서 밖에 나가기 힘든 날에는 실내에서라도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집안일을 해서 육체적인 움직임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 건강한 식사를 한다.



  스트레스에 대한 호르몬의 변화로 혈당의 변화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따라서 절대로 식사를 거르면 안 됩니다. 그리고 매 끼니에 질 좋은 단백질과 지방을 포함하여 식사를 하는 것이 좋고, 정제 탄수화물이나 가공음료 등 혈당을 빨리 높이는 음식은 피해야 합니다. 특히 설탕이나 과일주스, 초콜릿이나 카페인처럼 호르몬계를 흥분시키는 음식들은 식단에서 제외시킵니다. 그런 음식들이 유난히 더 먹고 싶겠지만, 절대로 스트레스에 대처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반면에 비타민과 마그네슘이 풍부한 신선한 채소나 해조류, 콩이나 생선을 자주 섭취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은 꼭 피해야 합니다. 즉각적인 알레르기 반응(히스타민 반응)을 일으키는 음식뿐만 아니라, 만성적인 염증반응(IgG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음식까지도 최소한 한 달 이상 회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성적인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음식은 특정 검사를 통해서 알 수 있는데, 알레르기 유발 음식은 장기적으로 장 투과율을 높입니다. 장누수가 있는 경우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된 호르몬들을 분비시키는 부신기능 저하증이 생길 위험률이 11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세 번째, 마음 다스리기 그리고 필요하다면 치료를 받는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호흡이 가빠지거나 짧아지다가 나중에는 한숨을 자주 쉬거나 숨이 다 쉬어지지 않는 듯한 갑갑한 증상도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심호흡을 하거나 몸을 이완하고 명상을 하는 것도 직접적인 도움이 됩니다. 마음가짐은 우리 몸의 신경계와 면역체계, 그리고 내분비계에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실제로 큰 영향을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 분명히 도움이 되죠. 


  그렇지만 감정적으로든 신체적으로든 혼자 감당하기에 벅차다면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상담이 될 수도 있고 치료가 될 수도 있죠. 특히 한의학적 치료는 스트레스로 인한 여러 가지 증상들, 그리고 호르몬의 변화들을 교정하는데 큰 효과가 있답니다. 침 치료나 인삼이나 감초와 같은 단일 한약재, 그리고 분심기음, 시호가용골모려탕 등의 한약치료가 스트레스로 인한 질환들이나 호르몬 변화, 부신 피로 등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들이 국내외에서 많이 발표되고 있답니다. 

  

출처:  <Heal>,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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