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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수림 Sep 25. 2021

숨, 잘 쉬고 계신가요?

체형, 면역력, 삶의 질을 결정짓는 숨 쉬는 방법

  '숨 쉬는 것처럼 당연하다'라는 표현이 있죠? 이런 표현처럼 우리는 늘 의식하지 않고서도 잠을 잘 때에도 밥을 먹을 때에도 숨을 쉽니다. 살아있다면 숨을 쉬는 것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행위이기 때문에 보통은 숨을 어떻게 하면 잘 쉴 수 있는지에 대해 따로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때때로 숨 쉬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고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죠. 가슴이 답답하게 느껴져서 한숨을 쉬게 되거나, 아무리 크게 숨을 쉬려고 해도 숨이 다 쉬어지지 않는 느낌이 들 때도 있고요. 갑자기 호흡이 가빠지면서 불안해지거나 코막힘 때문에 호흡 자체가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숨을 '잘' 쉬지 못하면 목과 어깨가 자주 뭉치거나 승모근이 솟아오르고 흉곽이 벌어질 수 있답니다. 얼굴에도 변형이 생기게 만들어서 얼굴이 길어지거나 비대칭이 되기도 하죠. 뿐만 아니라 잘못된 호흡 방법은 호흡기 감염에 취약하게 만들거나 비염과 코골이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률을 높일 수도 있답니다. 반면에 숨만 잘 쉬어도 체중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에서 소모된 지방의 약 85%는 수증기와 이산화탄소의 형태로 폐를 통해서 배출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숨 잘 쉬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숨, 잘 쉬려면?


  호흡이 원활하게 잘 이루어지려면 어디가 좋아야 할까요? 폐? 네, 물론 폐의 기능도 중요합니다. 폐가 좋지 않으면 호흡을 할 때마다 기침을 하거나 숨이 가빠지죠. 그렇지만 폐는 혼자서 숨을 쉴 수 없답니다. 우리가 호흡을 할 때는 폐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가지 근육들이 수축하고 이완하면서 폐가 부풀었다가 오므라들게 하면서 공기가 드나들게 만듭니다. 그래서 폐에 특별한 질환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폐 주위의 호흡 근육을 잘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호흡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근육은 횡격막입니다. 횡격막은 위로 볼록한 돔처럼 생긴 근육입니다. 심장과 폐의 바로 아래쪽에 위치해 있으면서 흉부의 공간인 흉강과 복부의 공간인 복강을 구분하는 막이기도 하죠. 횡격막이 많이 움직일수록 폐활량이 커지고 몸의 전체 순환이 좋아집니다. 그래서 횡격막을 제2의 심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반대로 횡격막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순환이 잘 되지 않으면서 심장의 부담이 커지고 심장 박동이나 강도에도 영향을 주게 된답니다.


https://youtu.be/5rbl6PwjyXk

호흡의 원리, 출처:  Youtube 채널 Dr. Dan's Anatomosphere


  횡격막 외에 늑간근이라고 하는 근육도 호흡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늑간근은 갈비뼈의 사이사이에 있는 근육입니다. 바깥쪽에 있는 외측 늑간근과 안쪽에 위치한 내측 늑간근이 수축하고 이완하면서 갈비뼈를 들어 올렸다 내렸다 하는데 그러면서 폐가 부풀어졌다 오므라들면서 호흡하게 됩니다. 이 과정이 원활하지 못하면 숨을 쉬려고 할 때마다 가슴 쪽(갈비뼈 쪽)에 바늘로 쿡 찌르는 듯한 통증이 생기면서 호흡하기 힘들어지기도 하죠. 이런 통증은 협심증과 비슷해서 덜컥 겁이 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만일 숨을 들이마시거나 내쉴 때마다 통증이 생긴다면 심장 문제보다 늑간근의 통증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이럴 때에는 통증이 있는 부위를 지그시 누른 채로 천천히 심호흡을 하면 통증이 빨리 사라집니다.



  횡격막과 늑간근을 도와서 호흡을 보조하는 근육들도 있습니다. 목과 어깨에 있는 근육들, 그리고 가슴 근육, 복근 등이 호흡을 도와주는 보조 흡기근입니다. 이런 보조 근육들은 평상시 호흡에 쓰이지 않고 어딘가가 아프거나 혹은 격한 운동을 해서 평소보다 크게 호흡을 해야 할 때 쓰입니다. 그런데 이런 호흡 보조근이 평상시에도 자주 쓰이면 근육이 단단하게 굳으면서 거북목이 되거나 승모근이 불룩하게 솟아오르게 됩니다. 그래서 평소에 호흡을 할 때에는 이런 호흡 보조근이 아닌 횡격막과 늑간근을 주로 사용하며 호흡하는 것이 좋습니다. 


격한 운동을 하면서 헉헉거릴 때 호흡 보조근을 사용한답니다


"저는 숨이 잘 들이마셔지지 않아요."


  횡격막을 비롯하여 호흡 근육들이 과도하게 긴장되어 있으면 숨이 잘 들이마셔지지 않는 느낌이 든답니다. 특히 어깨와 목에 있는 호흡 보조근과 늑간근의 긴장이 많으면 갈비뼈가 벌어지면서 흉곽이 앞으로 많이 튀어나온 체형이 됩니다. 그리고 이미 커져있는 흉강과 폐에 공기가 어느 정도 차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숨을 더 들이마시기 힘들어지죠. 이럴 때에는 호흡을 자꾸 들이마시려 하는 것보다 더 많이, 길게 내쉬는 것을 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호흡을 내쉴 때에는 갈비뼈가 오므라들고 복부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느껴보세요. 반대로 숨을 들이마실 때에는 어깨가 올라가지 않는지, 목이 긴장되지 않는지 체크하는 것이 좋습니다.



  느리고 깊게 호흡을 하면 몸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생깁니다. 반대로 짧고 급하게 호흡을 하면 교감 신경이 자극되어 심박수가 증가하고 혈류가 뇌와 근육으로 집중되면서 몸에 긴장이 많아지고 신경이 날카로워집니다. 그래서 만약 긴장된 몸을 이완시키고 휴식 상태로 들어가길 원한다면 느리고 깊게 호흡하는 것이 좋습니다. 천천히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느리고 길게 숨을 내쉬면 점점 흥분되고 긴장되었던 온몸의 근육이 이완되고 심장도 차분해지면서 소화가 잘 되고 숙면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5초 동안 숨을 부드럽게 들이마시고 5초 동안 길게 숨을 끝까지 내쉬어보세요. 들이마실 때에는 폐 안에 공기를 가득 넣으려고 힘껏 들이마시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5초간 들이마시고 내쉴 때에는 평소보다 조금 더 깊숙하게 있는 공기까지 내쉰다는 생각으로 흉강이 수축되는 것을 느끼면서 5초간 내쉬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호흡이 좀 더 깊어집니다.


 

 호흡을 할 때에는 어디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지도 중요합니다. 코로 호흡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현대인들이 코로 숨 쉬는 것을 힘들어한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 숨 쉬는 대신에 입으로 호흡을 하는 구강호흡(개구 호흡이라고도 합니다)을 하죠. 그런데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 코로 숨을 쉴 때에 비해 드나드는 공기의 양이 1/5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입이 코보다 구멍은 크지만 호흡을 할 때 사용하면 효율이 떨어져서 더 자주 호흡해야 합니다. 그런데 앞서 이야기했듯 짧게 자주 호흡하면 교감 신경이 자극되어 혈관이 수축되고 심박수가 빨라지며 근육이 긴장되게 됩니다. 그로 인해 호흡에 관여하는 근육들도 긴장되게 되면 호흡이 점점 더 짧아지고 힘들어지게 되죠. 



  또한 입으로 숨을 쉬면 코로 호흡을 할 때와는 다르게 먼지나 유해 물질이 걸러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관지나 편도선에 염증이 자주 생길 수 있고 입안이 건조해지고 세균이 증식하여 입냄새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충치를 만들거나 돌출입, 안면비대칭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비염 때문에 코가 막혀서 입으로 호흡을 한다면, 입으로 호흡을 하는 것 때문에 비염이 더 심해지기도 하죠. 성장기에 입으로 호흡을 하는 것이 습관이 되면 혀와 아래턱의 위치가 바뀌면서 아래턱이 안으로 들어가고 윗턱이 앞으로 나오면서 얼굴이 길어집니다. 이런 얼굴형을 아데노이드형 얼굴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치아가 삐뚤빼뚤하게 나서 치아 교정이 필요해질 수도 있습니다.



  평소 입으로 호흡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의식적으로 입을 다물고 생활하면서 코로 숨을 쉬도록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잠을 자는 동안에 무의식적으로 입을 벌리게 된다면 입으로 호흡하는 것을 방지하는 테이프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비염으로 인해 코가 막혀서 코로 숨 쉬는 것이 힘들다면 적절한 비염 관리나 비염 치료를 병행하면서 개구 호흡을 교정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체중 증가로 인해 코골이나 수면 무호흡이 있다면 체중을 감량하여 호흡하기에 더 좋은 건강 상태로 만들려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합니다.  



나는 호흡을 잘하고 있을까? 체크하는 방법


입이 아닌 코로 숨을 쉬고 있나요?

코로 숨을 쉬는 것이 정상입니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을 각각 몇 초까지 할 수 있나요?

각각 5초 이상 가능해야 합니다.


평상시 호흡을 할 때 어깨가 올라가지는 않나요?

평상시 호흡을 할 때에는 어깨가 들썩이지 않아야 합니다.


숨을 쉴 때 양 옆의 갈비뼈가 벌어졌다 오므라드는 것이 충분히 되나요?

호흡을 할 때 갈비뼈가 충분히 움직일수록 원활하게 호흡이 됩니다.


숨을 쉴 때 배가 움직이나요?

호흡을 할 때 배가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왔다가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억지로 힘을 줘서 배를 움직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https://youtu.be/abvmiBP3xnI

막힌 코를 뚫어준다는 부테이코 호흡법, 출처: Buteyko Clinic International Youtube 채널
코가 막혔을 때 직빵인 한방 비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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