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신화는 환인(桓因)과 환웅(桓雄)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환인은 한자어로는 바뀔 환(桓)자와 원인 인(因)자의 합성어로 한글로는 한인(韓因)으로 표현되는데, 세상의 모든 것을 있게 한 원인이나 원초적 존재를 의미하며, 단군신화에서는 불교의 제석천상(帝釋天上)과 같은 존재로 제석(帝釋)이라 하여 하늘의 황제로 표현하고 있다.
제석의 제(帝)가 임금이나 하느님을 의미하고 석(釋)이 “풀어준다’ 설명해준다‘ 해석해준다”는 의미인 것을 보면, 이것을 이해할 수 있다.
환웅은 한자어로는 바뀔 환(桓)과 나타날 웅(雄)의 합성어로 한글로는 한웅(韓雄)으로 표현되는데, 환인의 현신(現身)으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의 오감으로 인식되는 모든 존재, 땅으로 대표되는 물질계(物質界)와 사람으로 대표되는 생태계(生態系)와 하늘로 대표되는 생명계(生命界)의 모든 존재를 의미한다.
환인과 환웅은 동일체로서, 환인이 하늘에 있는 창조주(創造主)라면, 환웅은 지상세계를 구하는 창조주를 의미한다.
기독교와 천주교에서 말하는 하느님과 하나님(GOD)이 바로 이 분이고, 중국 고대 신화의 옥황상제(玉皇上帝)가 바로 이 분이며, 이슬람교의 알라신이 바로 이 분이고, 힌두교와 브라만교의 우주창조신 브라흐마와 유지신 비뉴수와 파괴신 시바가 바로 이 분이다.
환인이 인(因)이 되 환웅이 결과(結果)가 됨으로 이 둘 사이에는 인과(因果)에 의한 인연관계(因緣觀係)가 성립되고, 환인-환웅-단군으로 인연관계가 이어져 홍익인간 사상이 생겨나서 홍익인간의 인연관계가 성립되고, 홍익인간의 인연관계를 바탕으로 홍익인간사상이 나타나 홍익인간세상을 지향한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은 세상에 널리 이로운 깨달은 인간으로 불교의 부처가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불교의 인연사상(因緣思想)과 불(佛)-법(法)-승(僧)으로 이어지는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의 보살수행(菩薩修行)이 이와 무관하지않다.
홍익인간세상은 널리 이로운 세상 즉 홍익인간의 지상천국(地上天國)을 의미한다. 따라서 불교의 극락정토(極樂淨土)와 기독교 및 천주교의 천당(天堂)이 있는 천국(天國)과 에덴동산이 이에 해당한다.
인류 역사에서 하늘의 창조주를 통해 인간이 깨달음을 얻어 지상천국을 만드는 종교와 철학의 이야기는 단군신화가 최초이다.
환인과 환웅으로 부터 시작되는 세계 최초의 이 종교를 천도신앙(天道信仰)이라 정의하는데, 한국고기에서는 그 이름을 신교(神敎) 혹은 소도교(蘇塗敎) 혹은 수도교(修道敎)라고 부르고, 비슷한 이름으로 선교(仙敎)와 수두교라고도 부르는데, 신라에서는 풍류교(風流敎)' 고구려에서는 경천교(敬天敎)' 발해에서는 진종교(眞宗敎)로 불려진 후, 고려시대 이후에는 원시종교의 하나로 무교(巫敎)라고 불리면서 미륵선도사상과 미륵신앙(彌勒信仰)을 탄생시켰다.
천도신앙의 철학사상을 천도사상(天道思想)이라 정의하며, 천도사상의 하늘에 있는 전지전능한 창조주 환인과 환웅이 현대에 기독천주교의 하느님과 하나님으로 번역되면서 다른 종교의 창조주와 함께 통털어 중국권에서는 천신(天神) 또는 영어권에서는 신(神)으로 부르고 있다.
천신은 단군신화의 환인과 환웅 '기독교와 천주교의 갇(God)'이슬람교의 알라(Allah)' 힌두교와 브라만교의 브라흐마(Brahmā), 불교의 붓다(佛陀, 부처)와 미륵(彌勒) 등 신앙에 따라 부르는 이름과 의미는 다르지만 동일한 존재이다. 반면 천도사상은 동일한 것인지, 아니면 환인과 환웅에서 시작되어 전파해 나갔는지는 밝혀진 바가 없다. 그러나 한국 천도사상의 천신이 보여주는 인간관과 세계관은 다른 나라 천도사상의 천신이 보여주는 인간관과 세계관보다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을 만큼 뛰어 나다.
(1) 다른 나라의 천도사상과 천신
다른 나라의 천도사상의 특징은 천신이 중심이 된다. 따라서 자연히 현생보다는 사후의 영생이나 천국을 지향하면서 종교로 발전하고, 천신을 중심으로 신앙의 깊이에 따라 수직의 서열이 형성되는데, 이것이 종교가 신앙을 미끼로 재물과 성을 착취하는 부패 종교나 사이비 종교로 전락하게 하는 원인이 된다.
더 큰 문제는 신심(信心)을 전제로 한 충성도에 따른 서열에 가스라이팅 되기 때문에 이런 착취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천국은 사후의 문제로 누구도 확인할 수 없고 책임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죄를 저지르는 자도 죄의식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무조건적인 맹신과 복종을 강요하고 때로 성직자가 천신을 대신하여 무소불위의 권능을 휘두르는 이단(異端)과 병폐에 빠지게 된다.
한국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는 다른나라의 천도사상에는 기독교(基督敎)와 천주교(天主敎)' 불교(佛敎)' 이슬람교(Islam敎) 등이 있다.
특히 기독교와 천주교는 조선말기 삶의 질 향상에 공헌하였을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와 6.25를 거치며 수 많은 순교자를 내었고, 민주화 운동의 거점 역활을 하는 등 한국 사회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한국사회의 깊숙히 들어와 정치에도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천신 God이 환인'환웅과 같은 발성인 하느님으로 번역되었기에 한국천 도사상과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유독 이단과 사이비가 많은 것도 큰 문제가 되는데, 이는 기독교 및 천주교와 함께 한국 종교의 1, 2위를 다투고 있는 불교 또한 마찬가지이다.
(2) 한국의 천도사상과 천신
한국 천도사상의 특징은 홍익인간이 중심이 되는 것이다. 홍익인간을 양성하기 위하여 천신이 땅으로 내려와 자연에 머물고 천신이 도리어 인간을 위해 희생한다. 다른 나라의 모든 것이 천신을 향하고, 인간이 천신을 위해 희생하는 비(非)인간적인 천도사상과는 정반대이다.
또한 한국 천도사상에서는 홍익인간이라는 이상형의 인간을 양성하여 하늘나라가 아닌 이 땅에 지상천국을 만드는 것이 인간의 삶의 이유가 되고 인류의 존재 이유와 사명이 된다. 다른 나라의 천도사상에서 천국에 가기 위해 인간이 천신(天神)에게 희생하고, 종교 지도자가 신(神)을 대신해 교인(敎人) 위에 군림하는 현상과는 반대된다.
따라서 한국 천도사상에서는 천신에 대한 복종과 헌신이 아닌 천신에 대한 이해로 부터의 신앙을 중시하고, 교인이 희생하는 대상이 천신이나 종교 지도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사랑과 희생이 곧 천신과 종교 지도자에 대한 헌신이라고 가르치며, 자연히 사후 세계보다는 현세 지향적이 될 수 밖에 없다. 이 역시 종교에 대한 교인의 희생과 복종' 천신과 성직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헌신을 강요하는 다른 나라의 천도사상과는 다른 점이다.
현대 한국에 천도사상은 기독교와 천주교, 그리고 불교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물론 한국 고유의 천도 사상이 따로 있기는 하다. 불교 사찰의 귀퉁이 산신각 안에 밀려 나 있는 미륵불교와 무속으로 전락해 있는 신교(무교)와 소수종교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대종교와 천도교가 그것이다. 그러나 대중의 인식 밖에 있고, 그러다 보니 서구 종교의 천신(God)이 하느님과 하나님이 되고, 인도종교이면서도 인도종교가 아닌 불교의 석가모니가 한국의 부처가 되어 한국 종교 역사를 주도하고 있다.
어쩌면 한국사회에 뿌리 깊이 자리잡고 있는 종교의 타락은 한국천도사상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 일어난 결과일런지도 모른다.
한국인들에게는 급할 때 하느님을 찾거나, 정한수를 올린 후 두손을 맞잡고 하늘에 기원하는 습성이 DNA로 남아 있고, 명산대천을 찾아 기도하고 공부하고 수련하는 습성이 DNA로 남아있다.
기독교와 천주교와 불교 등의 외래종교를 이런 DNA를 바탕으로 재조명하여 한국 고유의 천도사상과 접목한다면, 우리 국민의 정신문화가 좀 더 건강해질 것이고,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도 한결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한국사회에 뿌리내리고 있는 다른 나라로 부터 전해온 천도사상들을 한국 고유의 천도사상의 정신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세계 일등 국민으로 나가는 길이 되고, 같은 맥락으로 우리 것을 아끼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란 것을 믿는 민족정신이 국가 번영으로 나가는 올바른 길일 런지도 모른다.
- 해설 단군신화(10) "단군신화와 고대 한국시대"편에서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