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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앤 Jun 11. 2022

[90년생이 온다] 얘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90년생에 대해 깊게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러나 20대가 된 90년생들로 인해 한국의 문화가 바뀌고, 소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기업들은 재빠르게 이들의 취향을 저격한다. 


 "젊은 세대는 역시 이해할 수가 없군! 왜 저러는 거야?"


 이런 말을 내뱉을 시간이 없다. 이런 말들은 고대부터 있었다. 요즘 젊은것들은 버릇이 없다고. 


 "얘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이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질문이라고 [90년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 작가는 말한다. 그들을 빠르게 섭력해 미래를 내다보는 힘은 이제 경쟁력이 되었고, 기업이 그들의 세상에 맞추어 변모하고 있다고.

 사실 시대가 코로나를 기점으로 바깥 활동이 잦을 수 없는 지금, 급작스러운 모바일과 디지털 변화가 일어난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90년생들이 있었다. 


 정지우 작가의 책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를 읽으며 요즘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머리 없이 사회에 들이대는 세대가 아니었구나! 자기 좀 알아봐 달라고 떼쓰는 어리광이들이 아니었구나! 그제야 그들의 배경과 환경, 내가 살아온 날들의 몇 걸음 뒤에서 나름의 적응을 하며 따라오는 세대였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5년만 늦게 태어났더라면 X세대가 아닌 '밀레니얼'이라는 이름을 달았을까? 진정 그들 틈에 '간단함'과 '솔직성'을 내세우며 조직문화에서도 "저, 이만 시간 돼서 퇴근하는데 왜요?"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었을까 싶다.

 시사상식사전에 보면 밀레니얼을 이렇게 나누고 있다.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가리키는 말로,  정보기술(IT)에 능통하며 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이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해 고용 감소, 일자리 질 저하 등의 어려움을 겪은 세대이기도 하다.



 위 제목이 90년생이긴 해도 80년 초 태생부터 밀레니얼이란 이름을 가지고, 같은 세대로 묶고 있기 때문이다. 

 조남주 저자의 [82년생 김지영]을 보면 주인공 김지영이 마치 70년대에 태어난 여자 같다. 공감되는 부분은 있으나 내 세대에도 '그건 좀 심한데? 그건 아니었지 않나?' 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나보다 나이가 어린 김지영이 그런 걸 느끼진 않았을 것 같다는 게 내 생각이다. 물론 소설이고 책이다 보니 또 그걸 영상화한 것이다 보니 과장도 없지 않아 있다. 표현하려는 모든 걸 모아서 김지영에게 안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90년 대생은 아니니 조금 더 나와 비슷한 세대인 건 맞다. 

 

 그럼 소비를 볼까? 나는 그들의 소비에 있어서 단순함을 따지고, 광고나 곁들여오는 서비스가 아닌 진실성의 질을 따지고, 리뷰를 하는 세대가 좋다. 그래서 품질에 더 기여를 박차고, 리뷰를 마음껏 쓸 수 있도록 허용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기업들이 이제야 소비자들을 진정성 있게 대하기 시작했다고 본다. 90년 대생은 눈속임을 싫어하고, 쉽게 꼬드긴다고 넘어갈 세대가 아니니까 말이다. 그런 걸 보면 나도 덩달아 혜택을 받고 있는 게 모두 이런 변화 때문이니 고마운 건 사실이다. 



스타벅스의 인사팀에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담당자는 스타벅스의 성공을 광고와 프로모션이 아닌 브랜딩에 대한 투자와 내부 직원을 첫 번째 고객으로 두고 아끼는 기업문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광고를 하지 않는 대신 브랜딩과 조직 관리에 힘쓴다는 것이다. 
 - 90년생이 온다 p.446




 임홍택의  [90년생이 온다]는 책에서는 '혜자스러움'과 '창렬스러움'이라는 신조어가 나온다. 가수 김창열의 이름을 빌려 쓴 편의점의 즉석식품은 질소 과자(양은 적고 질소로 부풀린 과자)와 같게 별 볼일이 없다. 속이 꽉 차지 않았다. 반면 '김혜자 도시락'은 내용물이 알차다. 나도 편의점에서 먹음직스러운 김혜자 도시락을 종종 보았고, 또 몇 번 사 먹은 기억이 있다. 이렇듯 젊은이들은 실속과 간단식을 찾는다. 게다가 리뷰를 공유하는 배달 앱도 인기다. 


배달 앱은 분명 간편성도 있긴 하지만, 단순히 그것 때문에 배달 앱을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배달 앱의 가장 큰 특징은 후기를 남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화로 주문을 하면 서비스가 엉망인 경우가 많았죠. 쿠폰을 빼먹는 경우도 많고요. 그래서 이제는 꼭 후기를 남깁니다. 소비자인 우리의 피드백이 솔직히 반영된다는 것이 앱을 통한 주문의 이유입니다.
 -p.444



 역시나 70년 대생과는 달라도 다르다. 그저 나이가 든 세대들은 그들의 문화를 쫓아갈 뿐이고, 가끔 동조하며 덩달아 간편함과 즐거움을 맛보기도 한다. 찾아보면 이런 변화는 수두룩하다. 그들의 소비를 인정하고 세계가 바뀌는 일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지 않을까.



 이십 대들이 9급 공무원만 되려고 발버둥 친다, 는 말이 있다. 그들의 최선이었다는 걸 알게 되면 씁쓸해진다. 그들에게는 '저녁이 있는 문화'를 원하는 마음이 있었고, 자기 계발에 더 시간을 투자하길 원했다. 대기업은 월급이 많아도 문이 좁고, 입사 후에는 실망이 많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월급보다 월등히 낫은데 비해 해야 할 일이 산더미고 야근도 잦다. 기성세대의 권력과 강요 등이 여전히 그리고 특히 많이 존재한다는 게 함정이다. 


 그런 회사에 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시간 내 일하고 저녁에는 자기의 삶을 따로 개척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으리라. 그들은 충분히 그러고도 남는 세대다. 참견을 싫어하고, 기성세대가 만든 법칙에 고분고분하지 않고 반기를 들고, 자기 생각을 그 앞에서 말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너무 속 시원하게 들린다. 내가 하지 못했던 걸 그들은 당당히 자기를 표현하기 때문이다. 



 밀레니얼, 그러니까 90년 대생이 이 두 권의 책으로 '알아지는' 하나의 계기가 되어 좋았다. 다 안다고 다 이해한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큰 그림은 그려지니 다행이지 않을까? 



[90년생이 온다]에서 몇 가지 좋은 문장을 나누며 글을 마친다. 우리의 자녀이기도 하고 우리의 사촌동생이기도 한 90년생들! 얘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궁금해지면 이 책을 펼쳐 읽길 바란다. 





90년대생들은 또한 '실행'보다 '계획'이 중시되고 '알맹이'보다 '형식'을 중시하는 조직의 모습에 환멸을 느낀다고 말한다.



90년대생들은 무엇보다 '일과 삶의 양립'이 가능한가를 으뜸으로 둔다.



'너희는 참는 법을 배워야 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참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적응을 도와주는 것이 90년대생들이 맞이하는 조직의 새로운 리더십이 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새로운 세대를 정확히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해본 적이 없다. 이 책을 시작으로 기성세대들의 심화된 연구를 통한 다양한 맞춤 해법이 나오기를 소망한다.



90년대생뿐 아니라 2000년대 출생자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지금의 90년대생들도 낯선 그들에게 신세대의 타이틀을 내어주고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해하기 어렵다면 제대로 관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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