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엠마의 실수

완벽한 엄마 업데이트 실패

by 리앤

'엄마'라는 계정에 로그인할 때마다, 나는 늘 오류 메세지를 맞닥뜨렸다.

육아서를 많이 읽었고, 훈육에 관한 지식도 나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그래서 자신 있었다. 그러나 막상 아이 앞에 서면 모든 계획은 무너졌다. A여야 할 상황은 삐끗하며 B가 되고, 곧 C로 흘러가 버렸다.


"샛별아, 5분 후에 나가니까 가방 챙기고 옷 입자."
"나 놀 거야."
"지금은 준비하는 시간이야."
"그래? 그럼 안 놀게. 대신 배고프니 밥 줘."


단호하게 굴어도 아이는 막무가내였다. 장난감은 방 안에 흩뿌려지고, 잡으려 하면 도망치며 깔깔 웃었다. 웃음소리에 마음이 풀리기는커녕, 속이 더 끓었다. 옷 한 벌 입히는 일조차 전쟁처럼 나를 지치게 했다.

밥상 앞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스낵이 먼저냐, 밥이 먼저냐를 두고 한참 실랑이를 벌였다. 지금은 둘 다 잘 먹지만, 그 자리를 잡기까지는 참 길고 지난한 시간이 필요했다.


육아는 내 전공이 아닐까 싶던 오만은 산산이 무너졌다. 제인 오스틴의 <엠마> 속 주인공처럼. 엠마는 자신이 중매에 재능이 있다고 믿었지만, 그 자신감은 곧 오만이 되어 숱한 실수를 불러왔다. 나 역시 아이 앞에서는 늘 계획이 어긋나고, 감정은 무너졌다.


특히 아들의 일곱 살 여름방학은 혹독했다. 하루 종일 붙어 있어야 했고, 나의 규칙은 쉽게 깨졌다. 결국 눈에 실핏줄이 터져 안구출혈이 왔다. 내가 만든 ‘완벽한 엄마 업데이트’는 애초에 작동할 수 없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내 안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하트 여왕이 살고 있었다는 것을.

“감정은 완벽하게 조절해야 한다.”

“하루에 책은 몇 권 읽어줘야 한다.”

"밤 9시 이후엔 어떤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

단호하고 극단적으로, 마치 “목을 베라!”고 외치듯 나는 나를 몰아붙였다. 그리고 실패할 때마다 더 깊은 죄책감에 빠졌다. 하지만 그 완벽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중매자를 자처하며 남녀의 마음을 잘못 짚었던 엠마도, 끝내는 사람들의 진짜 마음을 들여다보며 자기의 자리를 찾아갔다. 나는 '완벽한 엄마 업데이트'에는 실패했지만, 로그아웃 후 다시 불러온 나는 이제 조금 더 넓은 시선으로 나와 가족을 바라본다. 부족함마저 사랑할 수 있는 나만의 엠마로서.


완벽한 결말이 아닌 매일의 이어짐 속에서, 이야기는 지금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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